美 8월 철강 수입 17% 급감...韓 수입 반토막

- 美, 8월 전철강 수입 186만 톤, 완제품은 140만 톤 - 판재류 수입 급감...에너지용 강관·석도강판은 선방 - 8월 한국산 수입 –46.8%...일본 및 베트남은 급증

2025-09-29     박현욱 선임기자

미국의 철강 수입이 8월 들어 전월 대비 17%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건설·자동차 등 전방산업 수요 위축, 여기에 무역 규제 강화와 공급망 재편이 겹치면서 한국산 수입은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반면 일본과 베트남산은 급증하는 등 국가별 희비가 엇갈렸다.

미국철강협회(AISI)가 발표한 미 상무부 예비 통계에 따르면, 8월 총 철강 수입은 186만 4,000톤으로 전월 대비 16.8%, 전년 동월 대비 21.4% 감소했다. 완제품 수입은 140만 2,000톤으로 같은 기간 각각 16.8%, 23.5% 줄었다.

올해 들어 1~8월 누적 수입도 총 –7.0%, 완제품 –10.6%를 기록했으며, 최근 12개월(2024년 9월~2025년 8월) 기준으로도 각각 –4.1%, –5.7% 감소했다. 8월 완제품 수입 점유율은 16%, 연간 누적으로는 20%에 머물렀다.

판재류 부진, 강관·석도류가 ‘버팀목’
8월 한 달간 품목별 수입을 보면, 반제품(블룸·빌렛·슬래브)이 46만 1,773톤(전월 대비 –16.6%)으로 가장 많은 물량을 차지했다. 이어 OCTG 15만 5,522톤(–9.7%), 선재 12만 815톤(+5.6%), 아연도금 판재 12만 8,004톤(–17.2%), 냉연강판 9만 2,329톤(–31.8%), 석도강판 9만 1,341톤(–33.0%), 열연 8만 3,023톤(–24.0%), 후판 7만 6,017톤(+6.0%), 라인 파이프 7만 3,507톤(–19.8%) 순이었다.

특히 건설·자동차용으로 주로 쓰이는 판재류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아연도금·냉연·열연 등은 모두 전월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줄며 수요 부진을 여실히 반영했다. 반면 에너지 산업과 직결된 OCTG, 라인파이프는 여전히 수입 규모가 크고, 후판은 전월 대비 소폭 증가했다.

올해 1~8월 누적 수입을 품목별로 보면, 반제품이 482만 7,410톤(+5.7%)로 가장 많았다. 이어 OCTG 142 만 3,511톤(+17.4%), 아연도금 판재 126만 514톤(–39.8%), 냉연강판 110만 2,108톤(–17.2%), 열연 98만 5,666톤(–30.0%), 석도강판 95만 4,292톤(+41.7%), 선재 98만 724톤(+23.0%), 라인 파이프 89만 6,770톤(+24.3%), 후판 76만 2,674톤(–4.8%) 순으로 뒤를 이었다.

8월 한국산 수입 급감...일본 및 베트남산 두각
국가별로는 캐나다 30만 4,000톤(전월 대비 +1%), 브라질 26만 9,000톤(–11%), 멕시코 19만 5,000톤(–23%), 한국 17만 6,000톤(–47%), 일본 12만 8,000톤 (+82%), 베트남 9만 3,000톤( +106%) 순이었다. 특히 한국산 수입은 전월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반면, 일본과 베트남은 급증했다.

올해 1~8월 누적 기준으로는 캐나다가 341만 2,000톤(–24.5%)으로 가장 많았다. 브라질이 315만 2,000톤(–6.9%), 멕시코가 222만 1,000톤(–2.7%)으로 뒤를 이었으며, 한국은 195만 8,000톤(–1.6%)으로 네 번째를 기록했다.

이어 대만 83만 8,000톤(+21.4%), 독일 81만 2,000톤(+18.8%), 일본 73만 톤(–10.0%), 베트남 61만 2,000톤(–31.8%) 순으로 집계됐다.

한국산은 대미 수출에서 판재류 비중이 커 수요 부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일본은 프리미엄 강종 경쟁력과 전략적 접근을, 베트남은 저가 제품 중심으로 수입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는 등 특정 강종 경쟁력과 공급망 변화에 힘입어 점유율을 확대했다.

경기 둔화·무역 규제·소싱 다변화가 변수
업계는 이번 수입 급감이 △미국 내 건설·자동차 경기 둔화 △2025년 6월 수입 철강재 50% 관세 부과 및 공급망 재편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진단한다. 특히, 쿼터 해제 이후 일본, 베트남 등은 대체 공급지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최근 3개월(6~8월) 수입 평균을 보면 완제품 수입은 3~5월 대비 –8.8% 줄었다. 캐나다(–24.4%), 멕시코(–41.3%), 한국(–8.2%)은 감소했지만, 인도(+2.0%), 일본(+2.8%), 대만(+5.3%), 베트남(+19.7%), 아랍에미리트(+66.7%), 이집트(+110.9%)는 증가했다. 이는 미국 내 바이어들이 불확실성에 대응해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는 한국산 철강이 단기적으로 판재류 수요 둔화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에너지용 강관(OCTG·라인파이프)과 석도강판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어, 품목별 맞춤 전략을 통해 대응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와 규제 강화에 대비해 현지 가공·투자 확대, 고부가가치 강종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이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