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SF] 일본 스크랩 야드, 수출 최전선을 가다

- ASF 플랜트 투어, 일본 스크랩 산업의 현재와 내일 - 탄소중립 시대...일본 현장에서 확인한 기회와 과제 - 후와메탈 도쿄 베이 야드 및 후나바시 야드 탐방

2025-09-27     박현욱 선임기자
2025 ASF 3일차 플랜트 투어 현장

2025 아시아스틸포럼(ASF)이 9월 24일부터 3일간 일본 힐튼 도쿄 오다이바 호텔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ASF는 철강 및 금속 리사이클링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집중적으로 조망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 철강 콘퍼런스다.

행사 3일째인 26일에는 일본 도쿄 현지 스크랩 야드를 살펴보는 플랜트 투어가 진행됐다. 이번 투어에서는 일본 대표 스크랩 기업인 후와메탈(FUWA METAL)의 도쿄 베이 야드와 후나바시 야드, 그리고 난세이스틸(NANSEI STEEL)을 방문해 일본 스크랩 산업의 현주소와 향후 전망을 직접 확인했다.

후와메탈 도쿄 베이 야드 – 초대형 설비와 사설 부두
후와메탈은 연간 약 125만 톤의 스크랩을 취급하며, 이 가운데 40만 톤(40%)을 해외로 수출한다.

2022년 가동을 시작한 도쿄 베이 야드는 일본 내 최대 규모의 스크랩 가공·수출 기지다. 약 2만㎡ 부지에 조성됐으며, 최대 3만 톤급 선박이 접안 가능한 전용 사설 부두를 갖추고 있다. 부두는 24시간 운영된다.

후와메탈 관계자는 “기존 항만(후나바시, 가와사키, 오다이바 등)은 너무 혼잡해 안정적인 물류 처리에 한계가 있었다”며 “전용 부두를 갖춘 도쿄 베이 야드를 개설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야드 내부에는 2,000톤급 스크랩 전단기, 코벨코 대형 크레인, 리퍼사의 로더 등이 설치돼 하루 5,000톤 이상 선적이 가능하다. 단순한 물류 거점을 넘어, 고품질 철 스크랩 생산을 위한 가공·품질 관리 기지로 자리 잡았으며, 최근에는 중장비 자체 정비를 도입해 내재화도 확대하고 있다.

2025 ASF 3일차 플랜트 투어 현장

후와메탈 후나바시 야드 – 일본 최대 스크랩 수출항의 최전선
치바현 후나바시에 위치한 후와메탈 후나바시 야드는 일본 최대 금속 스크랩 수출항인 후나바시 중앙항에 붙어 있다. 대형 선박 접안이 가능하고, 최대 2만 톤 선적이 가능하다.

후나바시 야드는 간토 지역의 주요 수출 거점이다. 또한 후나바시 야드는 도쿄·이치카와·사이타마 등 간토 지역 위성 야드와 긴밀히 연계돼 있다. 각 지역에서 모인 스크랩은 후나바시에서 최종적으로 선적돼 해외로 향한다

후와메탈 관계자는 “후나바시 야드는 단순한 집하장이 아니라 해외 수출의 최전선이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지로 향하는 스크랩이 이곳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형 선박을 통한 대량 수출과 함께, 2천~3천 톤급 중소형 선박을 자주 투입해 빈번한 선적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가격 변동성이 큰 국제 스크랩 시장에서 안정적인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

2025 ASF 3일차 플랜트 투어 현장

난세이스틸 – 70만 톤 수출, 24시간 체제의 스크랩 전문 기업
난세이스틸은 일본 스크랩 업계 최초로 365일 24시간 무휴 운영 체제를 구축하며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연중무휴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하면서, 국내외 고객사 확보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2024년 기준 난세이스틸의 해외 수출 실적은 연간 70만 톤에 달한다. 주요 수출국은 베트남, 중국,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등으로, 최고 기록은 연간 75만 톤까지 올라간 바 있다.

또한 물류·운송 비용 절감을 통한 고가 매입 전략도 눈에 띈다. 자사 운송팀과 2만 톤급 대형 선박을 직접 활용해 중간 비용을 최소화하고, 이를 고가 매입으로 환원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체계는 스크랩 유통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원가 부담 완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품질 관리 측면에서도 차별화가 이루어진다. 난세이스틸은 자체 가공·검품 시스템을 운영하며, 자사 규격에 따른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그 결과 불순물이 적고 안정적인 품질의 스크랩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으며, 다양한 입찰 수요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현재 회사는 일본 각지에 대형 길로틴과 프레스기를 갖춘 거점을 운영 중이다. 오사카·사이타마·후나바시 등 주요 지역에 배치된 설비는 하루 수천 톤의 가공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약 5만 톤 규모의 상시 재고를 유지해 국제 스크랩 시장의 변동성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2025 ASF 3일차 플랜트 투어 현장

일본의 스크랩 시장은?
일본의 연간 스크랩 소비량은 약 3천만 톤이며, 이 가운데 650만~700만 톤(약 3분의 1)이 수출된다.

주요 수출국은 베트남(260만 톤, 전체의 40%),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순이다. 한때 최대 수요국이었던 한국은 건설 경기 침체와 제강사 가동률 저하로 수입이 크게 줄었다. 대신 동남아 비중이 확대됐고, 방글라데시는 일본산 스크랩 품질을 높게 평가하며 연간 60만 톤 수준까지 수입량을 늘리고 있다.

후와메탈은 일본 내 전기로(EAF) 확대 추세에도 주목하고 있다. 일본제철 등 대형사가 초대형 전기로 건설을 추진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일본이 스크랩 수입국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25 ASF 3일차 플랜트 투어 현장

후와메탈 관계자는 “철강 생산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탄소중립 기조 속에서 스크랩 수요는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며 “그래서 수출뿐 아니라 수입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대형 상사들도 시험적으로 스크랩 컨테이너 수출·수입 사업을 진행 중이며, 미국의 불안정한 관세 정책에도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시장과 관련해서 “지리적으로 가깝고 일본산 스크랩 품질에 익숙해 안정적인 거래처”라면서도 “향후 2~3년간 건설 경기 침체와 자동차 수출 부진으로 제강사 가동률이 절반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어 일본산 구매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인도 시장에 대해서는 “일부 수출은 하고 있지만, DRI 기반 비중이 높아 주요 시장은 아니다”며 “물류비와 인건비 부담도 커 본격적인 공략은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반면 방글라데시는 일본산 스크랩 품질을 잘 이해하고 있어 판매가 수월한 시장으로 꼽혔다.

철 스크랩은 이제 ‘그린 메탈’로 불리며, 탄소중립 시대 철강 산업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도쿄 베이와 후나바시 야드에서 확인한 일본 스크랩 산업은 대규모 설비와 체계적인 물류망이 인상적이었지만, 동시에 수출 시장 변화와 내수 불확실성이라는 과제도 드러냈다.

ASF 참가자들에게 이번 탐방은 일본 현장을 통해 탄소중립, 스크랩 조달, 물류 리스크라는 공통의 고민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 

2025 ASF 3일차 플랜트 투어 현장
2025 ASF 3일차 플랜트 투어 현장
2025 ASF 3일차 플랜트 투어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