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쿰푸, EU 철강산업 보호 위해 글로벌 관세할당제 주장

- 아시아발 과잉 공급·무역 왜곡 심화···국가별 쿼터제·강력한 상향관세 제안

2025-09-26     손연오 편집국장

유럽 최대 스테인리스 제강사 오토쿰푸(Outokumpu)가 유럽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기존 세이프가드를 대체할 보다 효율적인 무역 방어장치 도입을 촉구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현행 세이프가드가 2026년 7월 만료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새로운 제도를 준비 중이며, 조만간 구체적 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토쿰푸는 중국 등 일부 국가가 자국 산업을 인위적으로 지원하거나 현행 규제를 우회하는 가운데, 미국의 철강 50% 고율 관세까지 더해지면서 잉여 물량이 유럽으로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유럽 철강업계는 수요 부진, 아시아산 저가 수입 급증, 대미 수출 관세 부담 등으로 가동률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오토쿰푸의 카티 테르 호르스트(Kati ter Horst) CEO는 “유럽 철강산업이 독자적 경쟁력을 유지하고, 모빌리티·인프라·국방·청정기술 분야의 자립을 보장하려면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마련할 수 있는 효율적 세이프가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별 쿼터제·상향관세 필요성 제시

오토쿰푸는 가장 효과적인 대안으로 국가별 상한이 있는 글로벌 관세할당제(TRQ)를 제시했다. 각 원산지 국가별로 할당량을 설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톤당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원산지는 최종 가공지가 아닌 용강·주조된 국가 기준으로 정의해 제3국 가공을 통한 우회를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기존 제도의 쿼터 이월(carry-over) 허용은 단기 수입 급증을 유발한다며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쿼터 산정은 현재와 유사한 저수요기(2012~2013년) 시장 점유율을 기준으로 하고, EU 수요 변화에 따라 정기적으로 재검토하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갑작스러운 수요 급증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긴급 검토 절차가 가동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럽산 스테인리스, 글로벌 평균 대비 탄소발자국 75% 낮아”

오토쿰푸는 환경적 측면에서도 무역 방어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사 스테인리스 제품의 탄소발자국은 2024년 기준 kg당 1.6kg CO₂e로, 글로벌 평균 7kg CO₂e보다 최대 75% 낮다. 이는 고철 재활용 비중이 높고, 자체 크롬 광산 및 저탄소 전력 사용에 기반한 것이다.

테르 호르스트 사장은 “아시아산 스테인리스는 유럽산보다 탄소발자국이 훨씬 크다”며 “아시아산이 유럽 시장을 잠식하면 탄소배출은 늘고, 고철 활용은 줄며, 유럽의 제강 능력은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EU의 경제 안정, 혁신,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해 강력한 무역 방어조치가 필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