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쿰푸, "글로벌 STS 공급, 관세·지정학 리스크에 흔들"
유럽 최대 스테인리스 제강사인 오토쿰푸(Outokumpu)가 최근 발표한 백서 The Evolution of Materials에 따르면, 최근 미국발 관세 정책과 지정학적 긴장이 전 세계 스테인리스 조달 전략을 크게 바꾸고 있다.
이번 백서는 연간 매출 합계 약 4,300억 달러(2024년 기준)에 달하는 글로벌 주요 산업 소비기업 고위 의사결정자 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을 토대로 작성됐다.조사는 2025년 5월, 미국 새 행정부 출범 이후 대규모 관세 조치가 본격화되던 시기에 실시됐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3분의 1은 관세 변동성 탓에 스테인리스 주문을 연기하거나 보류했으며, 절반 이상은 조달 전략 전반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30%의 기업은 공급선을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대응 방식에는 차이가 뚜렷했다. 북미 기업들은 장기 가격 계약을 통해 변동성을 회피하는 전략을 택한 반면, 유럽 기업들은 재고를 축적해 향후 충격에 대비하는 경향을 보였다.
오토쿰푸 카티 테르 호르스트(Kati ter Horst) 사장은 “관세와 지정학적 변화는 단순히 시장 불안을 넘어 산업 전반의 소재 조달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며 “정책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가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를 보호하고 차질을 막기 위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적 위축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3분의 2는 향후 5년간 스테인리스 사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 중 3분의 1은 ‘대폭 증가’를 예상했다. 12개월 단기 전망에서도 절반 가까이는 사용량이 늘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 확대의 배경에는 기후변화, 도시화 가속, 환경 규제 강화 등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극한 기후, 홍수, 해수면 상승 등으로 인해 인프라 내구성 강화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스테인리스의 내식성과 강도가 재조명되고 있다. 교량·해안 방어시설·터널·초고층 빌딩 등에서의 적용 확대가 대표적이다.
스테인리스는 국방·항공우주 분야에서도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EU가 추진 중인 8,000억 유로 규모의 ‘ReArm Europe’ 계획은 지속가능 소재 활용을 중점에 두고 있으며, 이는 고급 스테인리스강 수요를 크게 늘릴 전망이다. 재사용 로켓, 에너지 효율적 감시 시스템 등 고내열·고내구·순환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스테인리스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는 유럽(41%), 미국(24%), 글로벌 운영 기업(35%) 등 총 49개 응답(응답률 70%)이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