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제강사 줄줄이 가격정책 발표···시장 안착 변수는?

- 동국제강 인상·현대제철 최저가격 적용···70만 원→75만 원 흐름 - 성수기·관급 수요 확대 vs 경기침체·안전점검 강화, 수요 전망 엇갈려 - 재고·원가·타 제강사 대응까지 복합 변수···가격정책 안착 확답은 ‘아직’

2025-09-25     김영대 선임기자

주요 철근 제강사들이 연이어 가격정책을 쏟아내며 시장 가격회복에 나서는 중이다.

구체적으로 동국제강이 이달 15일 철근 톤당 70만 원 하한선을 제시한 데 이어 26일부터는 73만 원으로 추가 인상에 나선다. 나아가 현대제철 역시 10월부터 톤당 75만 원을 사실상 마지노선으로 제시하면서, 철근 가격은 불과 한 달 사이 세 차례 연속 조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제강업계가 시장 가격 회복을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해당 가격정책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여부는 다양한 변수를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수요 회복 여부
가장 중요하게 바라봐야 할 변수는 수요 회복 여부다. 단, 현재로써는 판단이 매우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통상 성수기로 분류되는 10월의 계절적 이점과 MAS방식으로 전환되면서 발생할 관급 철근 수요는 호재 성격이 강하다.

반면, 장기화되는 경기침체와 건설현장 안전점검 강화 이슈는 악재로 분류되기 때문에 서로 상충되는 그림이 연출된다.

특히, 10월초에는 개천절과 한글날, 추석을 포함한 장기 연휴가 예정돼 있어 실제 수요 흐름은 10월 중순에 들어서야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연휴 전후는 유통·수요 모두 움직임이 느려질 수밖에 없다”며 “10월 중순부터가 실질적인 시장 반응의 분기점”이라고 전했다.

■ 재고 상황
시장 내 재고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적정 재고수위가 유지된다면 가격정책이 수월하게 수용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는 가격상승에 대한 저항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앞서 언급했던 장기 연휴 기간 동안 제강사들의 생산·재고 관리가 어떻게 이뤄지느냐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전망이다.

본지가 지난 9월 중순 국내 8대 제강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재고량은 약 33만 톤으로 추산된다. 적정 수위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만큼 가격 회복을 위해서라면 장기 연휴 기간 동안 적극적인 감산이 동반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제강업계 가격 대응 방향
동국제강과 현대제철이 선도적으로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다른 제강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도 중요한 변수다.

일부 전기로 업체들은 자체적인 사업 여건과 시장 판단에 따라 상이한 전략을 유지하고 있어, 대응 방향이 달라질 경우 시장 가격 흐름의 일관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제조원가 압력 완화
가격 상승의 명분으로 자주 거론되는 제조원가도 살펴볼 대목이다. 원가 부담의 크기에 따라 가격정책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최근 일부 지표상에서는 제조원가 압력이 일시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실제 4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되면서 에너지 비용 상승 우려가 누그러졌고, 철근 생산의 주요 원자재인 철 스크랩 가격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미 과도하게 낮아진 시중 유통가격과 비가동 확대에 따른 고정비 등의 요인으로 인해 원가 부담이 구조적으로 지속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처럼 서로 엇갈리는 지표와 해석이 존재하는 가운데, 제조원가가 향후 철근 가격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단기적 완화 흐름이 가격 인상의 정당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는 반면, 여전히 제강사들의 마진이 낮은 수준이고, 원가 구조상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결국 시장 내에서 원가 요인이 가격 수용성에 어떤 방식으로 반영될 것인지는 변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