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틸 특약] 印, 광산업계 반발로 '철광석' 수출관세 연기

- 철광석 수출관세 발표 후 한 달도 안 돼 보류 - 철광석 공급 확대 vs 광산업계 강력 반대 - 중국, 철광석 수입에서 인도산 비중 3% 미만

2025-09-25     김은주 기자

본 기사는 스틸데일리의 중국 제휴사 마이스틸(Mysteel)이 제공한 기사입니다. 중국어 원문을 번역한 기사로 자세한 내용은 원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마이스틸의 동의 없이 원문 및 본 기사의 무단 전재를 금합니다.

이달 초 인도 정부가 10월부터 저품위(Fe≤58%) 철광석 수출에 대해 30%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인도 철강사들의 철광석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인도 정부는 최근 자국 철광석 생산량을 효과적으로 늘리고, 철광석 원가를 낮춤으로써 철강재 가격을 인하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철강재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러나 인도 국내 광산업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며 9월 19일 인도 정부는 관세 부과 계획을 뒤로 미뤘으며, 이번 철광석 관세 정책은 이해 당사자 간의 줄다리기 속에서 실제 시행까지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향후 관세 조정 논의가 재개된다 하더라도, 2022년 인도의 수출 관세 사례와 올해 전체 운송 상황을 고려할 때 실제 철광석 공급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번 사안을 인도의 철광석 수출관세 사례, 철광석 수요와 수출 현황, 그리고 관세 정책 시행이 공급에 미칠 영향을 중심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첫째,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인도 철광석 수출관세 정책은 끊임없이 변동돼 왔다. 

인도의 철광석 수출관세 정책은 최근 수년간 잦은 변동을 보여왔다. 2007년 인도는 자국 철강산업 발전을 위해 철광석 수출을 억제하고 내수 공급을 확대한다는 목적 아래 ‘총량제’ 방식의 수출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여러 차례 조정이 이뤄졌으며, 분광과 괴광(塊鑛)의 관세율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2011년 12월에는 모든 품위의 분광·괴광 수출관세가 일괄적으로 30%까지 인상됐다. 2014년에는 펠릿 수출에 처음으로 5% 관세가 부과됐으나, 2016년 이 조치는 철회됐다.

2022년 5월 인도 정부는 국내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고 철광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모든 품위의 철광석 수출관세를 인상, 분광과 괴광에는 50%, 펠릿에는 45%의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물가 부담이 완화되고 내수 수급이 변화하면서 인도 정부는 다시 관세를 조정해 철광석 품위 58% 이하 분광·괴광은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58% 이상에 대해서는 30%의 관세를 적용하도록 했다.

이처럼 철광석 수출 정책을 계속 조정하는 이유는 인도가 ‘철강 강국’ 건설을 목표로 삼으면서 철광석 내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왔기 때문이다. 산업 수요와 수출시장이라는 현실적 모순을 정부가 ‘철광석 관세’라는 정책 도구로 조정하려는 과정에서 인도 정부, 철강사, 광산업계 간의 끊임없는 이해관계 조율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도 인도 정부는 국내 철강사들의 원활한 생산을 보장하기 위해 철광석 수출관세를 제안했으나, 인도 광업협회와 철광석 주요 수출 지역들이 강력히 반발했다. 9월 17일 인도 광업연합회(FIMI)는 인도 정부의 이번 조치가 카르나타카주, 고아주, 오디샤주 등 광물이 풍부한 지역에 16조 루피(약 1,812억 달러)에 달하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FIMI는 이로 인해 인도 국내 채광업이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강한 반발에 직면한 인도 정부는 관세 시행을 보류했으며, 이는 충분히 예견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철강 강국’ 목표 아래 철광석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17년 발표한 ‘국가 철강 정책’에서 2030~2031 회계연도(2030년 4월 1일~2031년 3월 31일)까지 조강 생산능력을 3억 톤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에 따라 인도 내 조강 생산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생산능력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인도의 조강 생산량은 1억 4,900만 톤으로 전년 대비 6.15% 증가했다.

2002~2024년 인도 조강 생산량 추이, 자료: 마이스틸

생산 공정을 보면, 인도에서 철광석은 주로 고로와 유도로에서 사용된다. 인도 내 점결탄(원료탄) 자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석탄에 포함된 회분이 많고 발열량이 낮아 사용 효율이 떨어질 뿐 아니라 설비 손상과 환경오염 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과거 인도는 고로 비중이 낮고, 직접환원철을 원료로 사용하는 유도로와 전기로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이 가운데 유도로는 낮은 비용과 강종 전환의 유연성으로 인도 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건설업과 자동차 제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철강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고로 공정은 전기로·유도로 대비 규모의 경제가 크고, 인도의 열악한 전력 인프라와 극단적인 기후로 인해 불안정한 전력 공급 문제를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 또한 고로에서 생산된 용선은 유도로에서 생산된 것보다 화학 성분의 제어가 용이하고 품질도 높다. 이런 이유로 인도 내 고로 비중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며, 이에 따라 중·저품위 철광석 수요가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인도의 조강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고로 선철 생산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마이스틸에 따르면 1~8월 인도의 월평균 고로 선철 생산량은 794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늘었다. 반면 철광석 경매 물량은 감소하면서 공급이 부족한 양상을 보였고, 이에 인도 정부가 저품위 철광석 수출에도 관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셋째, 현 철광석 가격 수준에서 수출 관세 부과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도의 철광석 수출량은 국내 산업 발전, 관세 정책 변화, 철광석 가격 변동에 따라 기복을 보여왔다. 세계철강협회(WSA) 통계에 따르면 2011년 11월 인도 정부가 모든 품위의 분광·괴광 수출관세를 30%로 올리자, 인도의 철광석 수출 비중은 2011년 40% 이상에서 20% 이하로 급감했다. 이후 2015년 4월 인도 정부가 58% 미만 분광에 대한 관세를 10%로 낮추면서 수출량이 다시 늘었고, 철광석 가격도 요동쳤다.

가장 최근 수출관세가 적용된 건 지난 2022년이다. 마이스틸에 따르면 2022년 4월 철광석 운송량은 383만 4,000톤이었으나, 같은 해 5월 ‘모든 품위의 분광·괴광 관세 50%, 펠릿 관세 45%’ 정책이 시행되자 운송량은 50.2% 급감해 191만 톤으로 떨어졌고, 이후 4개월간 30만 톤 수준에 머물렀다. 2022년 11월에는 운송량이 0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달 인도 정부가 ‘58% 이상 분광·괴광에만 30% 관세 부과’로 조정하자, 2022년 12월부터 운송량은 회복세를 보이며 2023년 들어 증가했다. 실제 2023년 인도의 철광석 생산은 2억 7,800만 톤, 수출은 4,382만 톤으로 수출 비중은 15.76%에 달했다. 이는 2022년 관세 여파로 6.35%까지 떨어졌던 것에서 큰 폭으로 회복된 수치다.

인도 철광석 생산량(파란색) 및 수출량(빨간색) 추이(단위: 만 톤), 자료: 마이스틸

수출 지역을 살펴보면, 인도 철광석의 85% 이상이 중국으로 향한다. 나머지는 말레이시아, 베트남, 중동, 남아프리카 등으로 수출된다. 마이스틸에 따르면 2024년 인도의 중국향 철광석 수출량은 3,334만 톤으로 전체 수출의 93%를 차지했다.

관세 외에도 가격 변동도 수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2022년 11월 이후 관세에 변화는 없었지만, 2024년 2분기 들어 운송량이 줄기 시작해 9월에는 152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했다. 이는 2024년 6월 이후 철광석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9월 평균 가격은 톤당 93달러로 떨어졌고, 이 수준에서는 인도 내 고비용 광산의 수출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수출량도 줄었다.

최근 철광석 가격이 반등하면서 수출업체들의 수출 의지는 다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인도 내에서 관세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간 갈등은 더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실제 수출관세를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넷째, 인도의 수출관세 정책이 중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현재 저품위 철광석에 대한 수출관세 계획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지만, 인도가 철강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관세 조정 가능성이 반복될 수 있다. 다만 이는 시장 심리에 일부 영향을 주는 정도로, 중국의 철광석 수입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인도산 광석은 중국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 2012년 이후 인도산 광석이 중국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를 밑돌았고, 최근 몇 년은 2~3%에 머물렀다. 2024년 중국의 철광석 수입은 12억 3,600만 톤으로, 이 가운데 인도산은 3,653만 톤(2.95%)이었다. 품목별로 보면 인도산 수입은 주로 분광(2,678만 4,000톤, 인도 수입의 73%, 중국 전체 수입의 2.17%)이며, 펠릿과 정광은 약 20% 수준이다.

둘째, 계절적 요인과 신규 생산능력 확대가 인도의 물량 감소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인도의 운송량은 가격 약세 여파로 월평균 241만 톤에 그쳤고, 전년 대비 33.43% 감소했다. 7월부터는 몬순 영향으로 수출이 줄며 3분기 월평균 운송량은 약 126만 톤으로, 전년 대비 37.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5~11월 관세 인상 당시의 운송 감소폭과 올해 운송량이 감소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약 관세가 실제 시행된다 하더라도 4분기 월평균 100만~130만 톤 수준의 영향을 주는 데 그칠 전망이다.

특히 4분기는 철광석 운송량이 연중 가장 많은 시기인데다, 리베리아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 증산 프로젝트, 호주 미네랄리소시스(Mineral Resources)의 온슬로우(Onslow) 프로젝트, 기니 시만두(Simandou) 프로젝트 등이 공급을 늘릴 예정이어서, 결국 전체 공급에는 거의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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