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에 무너진 수입 철근 시장, 1년 새 ‘반타작’
- 2025년 1~8월 누적 수입량,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 - 일본산 비중 71.5%···저렴한 오퍼가격·환율 안정성 영향 - 국·수입산 단가 역전 지속되며 구조적 위축 장기화 전망
국내 수입 철근 시장이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수입통계에 따르면, 2025년 1~8월 누적 철근 수입량은 6만 7,262톤으로, 전년 동기(13만 4,427톤)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2017년 동기 수입량(78만 5,099톤)과 비교하면 91.5% 줄어들었다.
지난해부터 건설경기가 급격히 나빠진 가운데 국내 철근 유통가격이 수입단가보다 낮아지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에 수입 업계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고 이내 수입 시장이 무너졌다.
실제 스틸데일리DB 등 철강재 가격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4년 1월부터 2025년 8월까지 20개월 중 수입단가(부대비용 포함)가 국내 유통가격을 상회한 시점은 절반 이상인 12개월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4년 6월, 수입단가는 톤당 약 76만 8,000원이었던 반면 국내 유통가격은 67만 9,000원으로 약 8만 9,000원의 격차가 발생했다. 이처럼 손실 구조가 지속되면서 다수의 수입업체가 물량을 줄이거나 아예 수입을 중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일본산 철근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입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5년 1~8월 기준 전체 철근 수입 물량 중 일본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1.5%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2017년 21.2% 수준이던 일본산 점유율이 8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났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퍼가격과 엔화 거래로 인해 비교적 안정적인 환율 변동성, 수입산 중 시장의 선호도가 가장 높다는 측면 등이 일본산 수입 비중이 높아진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일본산 외에도 중국, 베트남, 대만 등 다양한 국가로부터의 철근 수입은 여전히 존재한다. 일본산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졌을 뿐, 일본이 유일하게 수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2025년 1~8월 기준 중국산 철근은 전체 수입의 27.5%를 차지하고 있으며, 베트남·대만 등지에서도 소량이 수입되고 있다.
한편, 업계는 수입 철근 시장의 구조적 위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단가가 유통가보다 높은 현상황이 해소되지 않는 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단기적으로 수요가 회복될 기미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 수입 유통업체 관계자는 “수입 단가와 시장가격이 엇갈리는 한 수입 확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간헐적으로 일본산을 수입해 유통하는 것 외에는 물량을 소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