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 인공지능과 1970년대 철강산업정책
현정부는 새로운 산업인 인공지능(AI)에 사활을 걸고 있다. 1970년대 철강산업을 두고 우리정부가 그랬듯이 모든 역량을 인공지능에 집중 투입하는 모습이다. 신산업정책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철강은 대표적인 사양산업의 하나로 그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한국 철강산업은 벼랑 끝에 서서 마지막 돌파구를 찾고 있는 모습이다. 철강업계는 이미 탈철강의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1970년대에는 철강산업에 투자의 우선순위를 둠으로써 공업화가 가능했다. 이런 접근방법은 2025년 현정부가 추진하는 인공지능의 산업화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철강은 전후방 산업과 강한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기초소재산업으로 철강산업에 투자의 우선순위를 둠으로써 모든 제조업으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다.
인공지능도 국민경제의 모든 산업에 적지 않은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서 우리나라 산업전반에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인공지능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현정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반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인공지능이라고 판단하고 강력한 신산업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철강이 건설 자동차 조선 가전 등 제조업의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면, 인공지능은 더 넓게 전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1970년대에는 철강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철강수요산업을 통해 공업화를 가능하게 하는 전략이었다면, 2025년에는 인공지능이라는 신기술에 투자함으로써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1970년대 철강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자본조달과 설비가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철강산업 육성을 위해 대일청구자금과 일본의 설비와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서 선진국을 추격하는 전략을 펼친 것이다. 2025년 인공지능은 기술혁신이 가장 중요한 산업이다. 인공지능은 기술발전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짧은 시간에 역량을 총집결하는 속도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기술혁신의 속도가 인공지능 산업의 승패를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철강산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철강사의 구매 생산 판재 전 공정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철강은 국가간 산업이전이 대체로 분명한 산업이다. 1970년대에는 철강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2025년에는 인공지능 산업에 생사를 건 국가간 경쟁을 하고 있다. 모든 국가가 강력한 산업정책으로 특정 산업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본격적으로 강력한 신산업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인공지능과 같은 신산업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다른 한편에서 철강은 사양화의 대표적인 산업으로 취급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철강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철강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더욱 그러했다. 여기에 정부 산업정책까지 선도기업의 이러한 시각을 따라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철강산업 사양화와 국가간 산업간 이전에 대한 우리의 대응전략은 미흡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우리는 철강산업의 현실을 좀 더 솔직하게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제는 좀 더 힘을 빼고 유연한 산업정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도성장기 상공정 공급자 중심의 산업정책에서 하공정과 수요자 중심의 산업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철강산업 사양화 과정에 선도기업의 시장지배력이 지나치게 남용되거나, 선도기업 중심으로 너무 강한 철강재 수입규제를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1970년대에는 철강관련 산업정책이 있었다면 2025년에는 인공지능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신산업정책이 시작되고 있다. 인공지능으로 모든 자본과 역량이 집중 되면서 철강에 대한 정부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보면 산업의 운명도 사람의 생노병사처럼 무상함마저 느껴진다. 인공지능 산업의 성장만큼이나 철강산업의 후퇴도 자연스러운 산업정책의 흐름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