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봉형강 리포트] 스크랩 장기 수급 데이터가 알려주는 것들(상)

2025-09-23     손정수 연구위원

- 목차 -

1. 전기로 생산능력 변화는?

2. 철 스크랩 장기 수요 변화와 동력은?

[이슈 1] 철 스크랩 3천만톤대 복귀 가능성은?

[이슈 2] 철 스크랩 수요와 가격

[이슈 3] 한국의 철 스크랩 자급과 업계의 대응전략

철 스크랩 장기 수요 변화가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장기적으로 한국의 철 스크랩 수요는 3,000만 톤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수요는 곤두박질치고 있고, 모든 시장 참여자들은 힘들어 하고 있다. 철 스크랩 장기 수요가 오늘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무엇인지 수급과 가격 그리고 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편집자 주]

1. 전기로 생산능력 변화는?

한국의 전기로 생산능력은 1991년 1,000만 톤, 1996년에 2,000만 톤, 2009년 3,000만 톤 돌파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피크는 2013년의 3,354만 톤이다. 이후 설비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면서 2023년에는 2,505만 톤으로 줄었다. 90년대 초반까지 전기로 투자는 봉형강과 특수강업체들이 주도했다. 90년대 중반에는 전기로 열연 공장이 잇달아 완공되면서 생산능력을 끌어 올렸다. 

향후 한국의 전기로 생산능력은 주력인 봉형강 시장의 성숙기 진입이라는 감소 요인과 탄소 중립이라는 증가요인의 방향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탄소 중립의 물결이 거세 전기로 생산능력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속도는 탄소 중립 철강 제품의 경제성과 기술개발에 따라 좌우 될 것이다. 

봉형강 시장의 성숙기 진입으로 철근과 H형강의 공급과잉 해소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또한 스테인리스강의 경쟁력 약화로 포스코의 3제강 폐쇄 가능성도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다. 반면 탄소 중립용 전기로 건설은 2026년부터 모습이 드러날 것이다. 포스코는 2026년부터 250만 톤 생산능력의 전기로 가동을 계획 중이다. 포스코는 추가로 포항에 신규 전기로 가동을 검토 중이어서 가동된다면 3,000만 톤으로 늘어 나게 된다.

가동 준비를 마친 현대제철은 생산능력이 포함돼 있어 가동되더라도 생산능력이 추가되지 않는다. 한국의 양대 고로사는 탄소 발생량 저감을 위해 고로 생산량을 줄이고 전기로 쇳물을 늘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수소환원 제철 도입과 함께 DRI를 녹일 수 있는 전기로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개발되는 전기로는 순차적으로 전로를 대체하게 된다. 전기로 생산능력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스크랩 DRI용해를 위한 것이어서 스크랩 소비와는 거리가 있다. 

한편 2023년 기준 지역별 생산능력은 부산경남이 669만 톤, 경기도가 645만 톤, 경북 534만 톤, 충청 415만 톤, 전라 242만 톤이다. 업체별로는 현대제철이 1,026만 톤으로 1위, 동국제강 360만 톤으로 2위, 세아베스틸이 210만 톤으로 3위이다. 

2. 철 스크랩 장기 수요 변화와 동력은?

제강사의 철 스크랩 구매량은 지난 2013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13년에는 역대 최대인 3,209만 톤을 기록했다. 20년 사이에 철 스크랩 소비량은 약 3배 늘었다. 

91년 이후 한국의 철 스크랩 소비 증가는 2 단계에 걸쳐서 이루어졌다. 1구간은 93년~97년, 2구간은 2007년~2013년이다. 1구간은 봉형강 전기로 업체들의 대형 전기로 건설과 전기로 열연 투자가 겹치면서 철 스크랩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봉형강 생산업체들은 200만 호 건설이 시작되면서 철근 등의 수요가 급증하자 대형 전기로로 전환했고, H형강 공장도 잇달아 완공되면서 철 스크랩 소비가 급증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 뉴코어의 성공에 자극 받은 포스코와 한보철강이 전기로 열연공장을 완공하면서 철 스크랩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두 번째 소비량 급증은 2006년~2013년 구간이다. 2006년에 현대제철이, 2009년에 동부제철이 전기로 열연공장을 가동한 것.

철 스크랩 소비 감소를 주도한 것은 전기로 열연공장이다. 1998년에는 한보철강 가동 중단, 2002년 포스코의 전로 용강 조업 전환으로 철 스크랩 소비가 급감했다. 동부제철도 2015년부터 철 스크랩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스크랩 수요가 급감했다. 2015년 이후에는 봉형강 경기 악화로 철 스크랩 수요가 크게 줄었다. 특히 2024년과 2025년은 철근 경기 둔화로 스크랩 소비가 크게 둔화되었다. 

 

[이슈 1] 철 스크랩 3천만톤대 복귀 가능성은?

산업연구원은 2023년 발표한 한국의 철 스크랩 수요 전망에서 2025년을 3,034만 톤, 2030년 3,275만 톤으로 전망했다. 조강생산이 7,165만 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것에 기초한 것이다. 그러나 올해 7월까지 생산과 구매 실적을 기초로 올해 예상 조강 생산은 6,200만 톤을 밑돌고 철 스크랩 수요도 2,000만 톤 이하로 추락할 수도 있다. 

* 25년 예측은 7월까지 조강 생산과 철 스크랩 구매를  12월로 단순 전환한 것임. 

2013년에 철 스크랩 소비가 3,000만 톤을 넘은 것은 1) 탄탄한 봉형강류 수요에 더해 2) 전기로 열연 수요가 가세한 탓이다. 다가올 미래 수요가 3,000만 톤이 넘기 위해선 판재류업체들의 가세가 필수적이다. 봉형강류 경기가 피크를 지났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더 큰 수요가 판재류에서 창출되어야 3,000만 톤 돌파가 가능하다. 탄소 중립을 위해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2~3기의 전기로를 가동하고 전로의 스크랩 사용 비중을 10% 전후에서 20% 이상으로 높일 예정이다. 이 계획이 실현된다면 무난히 3,000만 톤 돌파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전제가 무너진 탓이다. 탄소 중립 수요는 아직 윤곽이 드러내지 않았다. 포스코는 2026년에 250만 톤 전기로를 가동하지만 가동 계획과 스크랩 소비 비중 등 구체적인 일정이 아직 없다. 현대제철은 전기로 가동 준비를 해 놓고 가동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저탄소 철강 시장이 아직 조성되지 않은 탓이다. CBAM 등으로 저탄소 철강재 수요가 늘어날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 당장 시장이 없다. 저탄소 철강 제품의 생산원가가 높아 수요가 없는데 무작정 생산을 할 수도 없는 입장이어서 계획도 잡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 철강 시장의 보호 무역 확산과 중국의 1억 톤 수출 복귀 등으로 수출 여건이 악화 한 가운데 국내 시장도 경기 악화가 겹쳐 조강생산이 크게 둔화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철 스크랩 소비는 2025년을 바닥으로 증가가 예상된다. 정부의 건설경기 회복 노력으로 봉형강업체들의 철 스크랩 소비 증가가 예상된다. 정부의 주택 보급 계획대로라면 올해보다 100~150만 톤 증가가 예상된다. 

포스코 광양 전기로가 가동되면 스크랩 소비가 추가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로선 포스코의 광양 전기로의 가동률과 철 스크랩 사용 비중을 예상하기 어렵지만 연간 50만 톤~ 120만 톤의 수요 증가 요인이 될 것이다. 

단기적으로 한국의 철 스크랩 수요는 2,100만 톤~2,200만 톤 수준이 될 듯 하다. 이는 2023년~2024년 수준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3,000만 톤대 복귀는 탄소 중립 수요가 본격적으로 가세한 후가 될 가능성이 높고 지연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각국이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어 철 스크랩 소비 증가는 예정된 미래이며, 한국의 철 스크랩 시장에도 적지않은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다음호에...]

 

[이슈 2] 철 스크랩 수요와 가격

[이슈 3] 한국의 철 스크랩 자급과 업계의 대응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