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판재]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 열연·후판 제자리걸음 속 연휴 앞두고 출혈경쟁만 자재 - 단, 중국산 후판만 재고 부족에 유통가격 소폭 상승 - 단압밀 가격 인상 공문 잇따라도 시장 반응은 무덤덤 - 그럼에도 10월엔 냉연도금 일부 품목 시중가 인상 기대

2025-09-19     박현욱 선임기자

계절적 성수기와 함께 관세 이슈에도 불구하고 판재 유통시장이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했다.

열연, 후판 유통시장에서는 메이커들의 공급가 인상과 유통업체들의 호가 반영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 가격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냉연도금재 역시 메이커들의 인상 공문이 잇따르고 있으나, 유통업계는 단기 판매 확대에 집중하면서 호가 인상 전략을 황금연휴 이후로 미루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메이커와 대형 유통센터들이 가격 인상 기조를 꺾지 않는 만큼, 연휴 이후 시장이 방향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열연/후판>
국내 열연 및 후판 유통시장이 소강 국면에 들어섰다.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9월 초 형성된 시중 가격대에서 눈치싸움이 이어가고 있다.

월초부터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가격 인상을 밝힌 데 이어, 유통업체 또한 호가 인상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유통가격은 3주 연속 제자리걸음이다. 이 같은 상황서 무리한 호가 인상보다는 10월 초 황금연휴를 앞두고 출혈경쟁을 주의하자는 분위기다. 현재 최고가와 최저가 간 1만 원 차이를 두고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중국산 후판만이 재고 부족으로 소폭 가격이 올랐다. 현재 국내 인니산 후판이 약 5천 톤가량이 유입됐지만, 당시 오퍼가격이 톤당 595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최소한 가격 인상에 걸림돌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국산 제품이다. 메이커들의 공급가 인상 발표에도 불구하고, 9월 시중 유통가격은 기대치에 못 미쳤다. 이에 대형 유통센터들을 중심으로 호가 인상분을 반영하겠다는 의지는 여전히 강하다. 지금 시중 가격이 흔들리면, 4분기 내내 하방 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9월 현재 판매 흐름이 8월 말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7월보다는 개선됐다”며 “재고도 아직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호가 반영을 시도할 여력은 있다. 다만 시점은 추석 이후로 미뤄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메이커들 역시 9월 유통시장에서 가격 인상분이 반영되는지 지켜본 뒤 10월 전략을 세울 계획이다. 다만 반덤핑(AD) 이슈가 진행 중인 만큼, 4분기에는 인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번 주 열연 정품 유통가격은 톤당 82만~83만 원, 수입대응재 77만~78만 원, 중국산 75만~76만 원 수준으로 지난주와 동일했다. 후판은 정품이 90만~92만 원, 수입대응재 86만~88만 원으로 파악된 가운데 중국산 후판은 지난 주 대비 1만 원가량 오른 85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냉연도금재>
냉연도금 판재류 시장은 유통업체보다 메이커의 가격 인상 의지가 강하다.

단압밀들은 지난 9월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 가격 인상분을 적용하려는 의지 속 최근 동국씨엠, 세아씨엠 등 주요 단압밀은 다시 한번 가격 인상 공문을 날렸다. 그만큼 메이커들의 입장이 확고하다.

반대로 유통업계는 황금연휴 전까지 남은 영업일 동안 가격 인상보다는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즉, 현재로서는 가격보다는 판매에 더 무게가 기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시장에서는 뚜렷한 호가가 형성되지 않고 있으며, 일부 유통업체들은 적정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대다수 냉연 유통센터들은 연휴 이후 용융아연도금강판(GI)와 열연아연도금강판(HGI) 등 일부 품목에 대해 호가 인상 계획을 세운 가운데, 시장에서는 일정 부분 호가 반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해당 품목의 경우 수급 상황과 수요, 수요가들의 재고 여건을 감안할 때 조만간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유통가격을 조금만 낮추면 가수요가 발생한다.

다만, 산세강판(PO)은 유통가격을 올릴 경우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고, 냉연강판(CR)과 전기아연도금강판(EGI)은 가격을 낮춰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번 주 냉연도금재 유통가격은 지난주 수준을 유지했다. 코일 기준 국산 CR은 톤당 84만~86만 원, PO는 84만~85만 원, GI는 98만~100만 원, HGI는 93만~96만 원, EGI는 약 95만 원 선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