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미국과 철강 관세 협상 연기 속 "25% 상한 보장" 추진

- 철강 관세 0% 쿼터 추진했으나, 미국 우회 수출 우려 - 英, 대미 철강 관세율 25% 상한 보장 방안 선회 - 美, ‘용해·주조’ 조건 고수...英 고로 폐쇄로 난관 - 英 철강업계 “실망스럽지만 25% 고정 땐 경쟁력 확보”

2025-09-18     박현욱 선임기자

영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앞두고 미국과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하 협상을 연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당초 영국은 이번 주 영국산 철강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0%’로 낮추는 합의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입국을 앞두고 협상을 미루기로 했다.

무관세 쿼터에서 25% 상한 보장으로 협상 방향이 바뀌면서 일정이 미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 정부 관계자는 “당초 협상은 소규모 쿼터 내에서만 무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이었지만, 현재는 대(對)영국 철강 관세율이 25%를 넘지 않도록 하는 영구적 보장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대부분 국가의 대미 철강 수출에는 50%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양국은 영국산 철강에 부과되는 25% 관세를 전면 철폐하는 무역 합의를 발표했지만, 미국은 제3국산 저가 철강이 영국을 경유해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이행을 보류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은 무관세 혜택을 위해 철강 제품이 반드시 영국에서 ‘용해 및 주조(melted and poured)’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조건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타타스틸UK(Tata Steel UK)는 지난해 마지막 고로를 폐쇄해 이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영국 철강업계는 실망감을 드러내면서도 협상 결과에 일부 기대를 걸었다. 개러스 스테이스 영국철강협회(UK Steel) 회장은 “무관세 쿼터를 확보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관세 상한이 25%로 고정된다면 다른 국가가 50%를 부담하는 상황에서 일정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철강업체들은 지난 8월 1일부터 EU 시장에 무관세로 주요 제품을 다시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영국의 국가별 쿼터(CSQ)를 복원한 가운데 영국은 앵글, 형강 등 일부 철강 제품 2만 7,000톤을 분기별로 EU에 추가 관세 없이 수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