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유통시장 10월 반등 시동...기대감도 빼꼼

- 국내 고로사 공급가 3만 원↑…수급 타이트·원가 압박 겹쳐 - 중국산 재고 소진·AD 여파…수입 공백이 가격 반등 견인 - 유통업계 “매입 부담 가중…10월 호가 인상 불가피”

2025-09-18     박현욱 선임기자

후판 시장의 기대감이 점차 무르익고 있다. 국내 고로사들의 공급가격 인상 의지와 함께 중국산 재고가 바닥나면서다. 국내 주요 유통사들은 10월부터 본격적인 가격 인상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후판 메이커들은 10월 수주 및 주문투입분부터 정품 후판을 톤당 3만 원 인상할 계획이다. 양 사는 원료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확대와 타이트한 수급 상황을 이유로 당분간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양사 대보수 여파로 시중 유통물량은 소폭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는 9월 중순부터는 광양 후판공장(연산 280만 톤) 대수리에 들어간 가운데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1후판공장(연산 200만 톤)으로, 오는 9월 초부터 6일간 대수리가 진행된바 있다. 여기에 중국산 후판에 대한 잠정관세 여파로 유통시장 내 수입 물량도 급격히 줄었다.

고로사 관계자는 “그간 저가 수입재 영향으로 국내 가격이 지나치게 낮았다”며 “이번 인상은 가격 정상화를 위한 조치다. 무엇보다 철광석, 점결탄 등 원료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후판 생산원가가 크게 오른 만큼 이를 공급가격에 반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산 후판 AD 여파로 인해,  수입재 영향도 크지 않다. 최근 한국향으로 일본 및 동남아산 후판 오퍼가 나오고 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인도네시아산 후판 한국향 수출 오퍼가격은 톤당 595달러(CFR), 일본산은 605~615달러(CFR) 수준에서 제시되고 있다. 선적 대부분 11월로,  주문 물량과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밀들의 수출가격 변동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국내 가격 상승을 의식해 시중가보다 높은 수준에서 오퍼를 제시하고 있다”며 “수입오퍼와 중국산 재고 상황을 고려할 때, 10월부터 국내 가격이 다시 한번 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시장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유통업체들도 판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후판 시중가격은 정품 90만~92만 원, 수입대응재 86만~88만 원, 중국산 84만~85만 원 수준에 머물고 있으나, 다수의 유통업체는 공급가격 인상에 맞춰 톤당 2만~3만 원가량의 호가 인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매입가격 상승으로 유통 단가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물량을 줄이더라도 가격 인상 관철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다행인 점은 9월부터 거래 부진이 다소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 일부 실수요업체들은 가격 인상이야기를 듣고 재고 확보를 위해 물량계약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거래가 살아나면 유통가격 인상 추진도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