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제철 산업 국유화 가능성 검토
- 정부, 브리티시 스틸·리버티 스틸 직접 운영 나서 - 과거 국유화 사례...제철소 통합 매각 가능성도 - MEPS “전력비·수요 둔화·저가 수입 등 생존성 위협”
영국 정부가 제철 산업의 장기적 생존을 위해 주요 제철소 운영에 직접 개입하면서, 국유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MEPS에 따르면, 올해 들어 영국 내 제철 생산시설은 정부의 재정적 지원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제철 산업 국유화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
올해 들어 동안 영국의 대표적 제철사인 브리티시 스틸과 리버티 스페셜티 스틸 UK(SSUK) 은 잇따라 정부의 개입 대상이 됐다. 지난 4월, 브리티시 스틸의 중국 모기업 징예그룹(Jingye Group)이 스컨소프(Scunthorpe) 고로를 일일 70만 파운드 손실을 이유로 폐쇄하려 하자, 영국 정부는 긴급 입법을 통해 해당 시설을 인수했다.
이어 법원이 리버티 스틸의 로더럼(Rotherham) 및 스톡스브리지(Stocksbridge) 제철소에 강제 청산 명령을 내리면서, 상무부가 직접 운영을 맡았다.
영국 제철소 통합 매각 가능성
영국 정부는 두 회사의 장기적 미래와 관련해 민간 매각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되, 인수자가 없을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공적 소유를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제철소들을 하나의 기업으로 묶어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들 제철소는 과거 코러스, 이후 타타스틸 소속으로 함께 운영된 경험이 있다. 당시 스컨소프, 로더럼, 스톡스브리지에서 생산된 와이어 로드와 엔지니어링 바는 내수 및 수출 시장에 공급됐으며, 스페셜티 스틸은 전기로(EAF) 생산품을 브리티시 스틸 압연 라인에 공급해 연계 운영이 가능했다.
그러나 타타스틸이 2016~2017년 해당 자산을 매각할 당시 세 제철소는 모두 적자였고, 이후 새로운 소유주들도 세계 수요 둔화, 저가 수입, 고에너지 비용 등 구조적 문제로 경영 정상화에 실패했다.
영국 철강 산업, 장기적 생존성 불확실
영국 정부의 제철 산업 개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보수당 정부는 국방부를 통해 셰필드 포지마스터스(Sheffield Forgemasters)를 국유화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타타스틸과 협력해 남웨일스 포트탤벗(Port Talbot) 제철소에 전기로(EAF) 기반 설비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총 12억 5천만 파운드가 투입되는 프로젝트로, 이 중 5억 파운드는 정부 보조금이다.
이와 관련 MEPS 가격 분석·전망 책임자 카예 아유브(Kaye Ayub)는 “영국 정부는 제철 산업을 재편해 국내 철강 부문을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력비, 수요 둔화, 저가 수입재 등으로 인해 영국 제철의 장기적 재무 안정성에는 의문이 남는다”면서, 장기적으로 영국 철강 산업은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