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관 업계, 전자상거래 입점 확대···온라인 고객 공략 가속

- 전자상거래로 실수요 유지·소량 구매 고객 확보 박차 - 국내 3대 철강 전자상거래 플랫폼 중심으로 입점 추진 - 비대면 구매 확산 따른 온라인 판매 채널 강화 필요성 대두

2025-09-16     이명화 선임기자

국내 강관 제조·유통 업계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고객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대형 실수요처와의 거래는 유지하되, 소량 구매 수요와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온라인 판매 채널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강관의 온라인 판매 확대를 단순한 판매 방식의 변화로 보고 있지 않다. 온라인에서 가격과 재고의 투명성이 확보되면서 오프라인 중간상 중심의 전통적 거래 구조가 약화되고, 대신 플랫폼 중심의 새로운 유통 구도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강관 업체들은 국내 대표 철강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이스틸포유(esteel4u), HCORE STORE, 스틸샵(steelshop) 등에 속속 입점하거나 입점을 검토하고 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이스틸포유에는 현재 9개 강관 제조·유통 기업이 입점해 있으며, 강관과 각관 전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이스틸포유 측은 입점 업체 수를 늘리고 ‘강관 전문관’을 신설해 일반 고객과 중소기업이 손쉽게 강관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코일·시트·중장비 버킷 및 부자재를 비롯해 강관까지 품목을 확대해 ‘원스톱 철강 쇼핑몰’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스틸포유 강관 전문관

동국제강의 스틸샵도 기존 판재·봉형강 중심에서 5월 각관 판매를 시작하며 고객층을 넓혔다. 흑관·아연도 각관·컬러 각관 등 다양한 제품을 실시간 재고 확인과 즉시 주문 시스템으로 제공해 접근성을 높였다. 9월 12일부터는 강관(원형관) 판매까지 확대해 유통 업체들의 입점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제철의 HCORE STORE에는 현대스틸파이프의 파트너사 13곳이 입점해 있으며, 향후 20곳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강관 ‘바로구매’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규격·수량을 입력하면 파트너사 재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최저가를 비교·주문할 수 있어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다는 평가다. 

◇동국제강의 스틸샵(steelshop)
◇현대제철의 HCORE STORE


수요 구조 변화가 온라인 전환 이끈다
강관업계가 전통적인 오프라인 영업에서 벗어나 온라인 시장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가장 큰 이유는 수요 구조 변화 때문이다. 건설·플랜트·에너지 등 주요 수요 산업의 발주 담당자들이 디지털 전환을 적극 도입하면서 자재 구매가 비대면·온라인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과거에는 견적 협의부터 계약·결제까지 대면 상담이 필수였지만, 이제는 가격 비교와 재고 확인을 실시간으로 할 수 있는 플랫폼 선호가 뚜렷해졌다.

또한 가격 투명성과 거래 효율성도 강관 업계의 온라인 전환을 이끌고 있다. 강관은 지역·물량별 시세 변동이 잦아 유통 과정에서 정보 비대칭이 컸지만,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실시간 제품 가격과 재고가 공개되어 고객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한다. 판매자 역시 재고 회전율을 높이고 운송·납기 관리까지 자동화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 국내 공급 과잉, 대형 프로젝트 발주 감소 등으로 수익성 압박이 심화되면서, 강관 업체들이 새로운 판매 채널과 고객층 발굴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점도 온라인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 온라인 시장은 전국 단위 고객을 대상으로 소규모·다품종 주문까지 소화할 수 있어, 기존 오프라인보다 폭넓은 영업 기회를 제공한다.

결국 비대면 구매가 일상화되는 흐름 속에서 강관 업계의 온라인 시장 확대는 국내 유통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관 유통은 철근이나 형강에 비해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구조였지만, 온라인 전환을 통해 전국 단위 고객을 직접 상대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며 “앞으로 누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우위를 점하느냐가 업계 경쟁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