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Focus] (시장 관리①) 위기 돌파구, 高성장 지역·산업에서 찾아라!

- 글로벌 철강시장 경쟁가속화, ‘시장세분화’ 분석이 생존을 위한 출발점

2025-09-12     조문제 연구위원
 
〓  연재-1: STP 시장관리  ① - (Segmentation) 高성장  ‘지역과 수요산업’을 찾아라

연재-2: STP 시장관리 ② - (Targeting & Positioning) 경쟁사 대비 차별적 대안을 모색하라

철강업계는 요즘과 같이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 환경 속에서 단순한 판로 확대만으로는 더 이상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여건에 직면해 있다. 이제는 어떤 시장을 공략할 것인지, 어떤 고객과 관계를 맺을 것인지, 그리고 경쟁사와의 차별화 전략을 어떻게 수립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확보해야만 한다. 이러한 해법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STP 시장관리’다.

철강시장에서 ‘STP 시장관리’는 ① 시장 세분화(Segmentation), ② 목표시장 선정(Targeting), ③ 경쟁사 대비 차별적 대안 개발(Positioning)의 세 단계로 이뤄진다. 이번 글에서는 먼저 '시장 세분화를 위한 주요 영역과 평가 기준'을 살펴보고, 다음 글에서는 '목표시장 선정과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대안의 개발 과정'에 대해서 소개 드리고자 한다.

 

철강산업에서의 ‘시장세분화',  왜 필요한가?

시장 세분화는 ‘지역·산업·고객’을 기준으로 이뤄지며, 목표시장 선정은 이 중에서 ‘수익성과 전략적 가치가 높은 영역'을 선택하는 과정이다.

철강업계에서 시장세분화의 중요성은 소비재 산업보다 훨씬 크다. 소비재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세분화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산업재인 철강재는 거래 대상이 명확히 특정된다. 즉 지역은 미국·유럽·아시아 등으로 구분되며, 산업은 건설·자동차·조선 등으로 나뉘어진다. 여기에 고객 또한 자사의 제품 구매량과 수익성을 기준으로 핵심·우량·일반 고객으로 구분된다. 이처럼 시장구조가 뚜렷하게 구분되기 때문에, 기업 내부의 한정된 마케팅 자원을 어느 시장에 우선적으로 배분하여 공략할지 판단하는 과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또한 철강재 판매는 일반적으로 반복적이고 장기적인 거래 관계를 기반으로 형성된다. 이 때문에 초기 시장세분화 과정에서의 판단 오류는 이후 목표시장 선정이나 차별화 전략 수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성장성이 높은 시장을 적시에 포착하고, 해당 고객이 요구하는 대안을 적절하게 개발·제공한다면, 경쟁사와 명확히 구분되는 마케팅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

결국 ‘STP 시장관리’는 단순한 마케팅 기법에 그치지 않는다. 철강업계는 반드시 답해야 할 세 가지 질문인  ▲어느 지역과 수요산업이 성장 잠재력이 있는지 ▲어떤 고객과 장기적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 ▲경쟁사 대비 어떤 차별화 대안을 개발ㆍ제안할 것인지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시장세분화 과정 없이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글로벌 철강시장에서 생존과 성장을 동시에 담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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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역 세분화 : ‘성장성과 근접성이 시장 매력도를 가른다’

철강산업에서 '지역 세분화'의 핵심 평가기준은 ‘철강 소비규모와 수요 성장률’이다. 기업이 새로운 성장시장을 발굴하려면 지역별 철강 소비량과 향후 성장 잠재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다만 철강재는 제품 특성상 단순히 소비 규모가 크다고 해서 곧바로 매력적인 시장이 되지는 않는다. 물류비 부담과 현지 공급망 구조(예: 주력 상사, 가공센터와의 Lock-in 체계 등)가 중요한 구매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원거리 시장보다 근거리 시장이 오히려 더 유리하게 평가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향후 3년('24~'26년) 동안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으로는 '인도, 서남아시아, 중동, 동유럽 등'이 꼽힌다. 이들 지역은 철강 소비규모가 확대될 뿐만 아니라, 건설 및 인프라 투자 증가를 기반으로 글로벌 철강업계가 주목하는 ‘블루오션’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세계 지역별, 철강 소비규모와 수요성장률 비교)

자료: Global Insight's World Overview (2024)  참조

다만, '지역 세분화'를 정밀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수요 성장률과 소비 규모만으로는 부족하다. 보조 지표에 대한 면밀한 분석도 병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인당 철강소비량과 경제 성장률 ▲철강 관련 주력 산업의 제조업 數 ▲철강 수급 구조(자급률 및 순수입·순수출 여부) ▲공급망의 특성(경쟁사와 가공센터의 다운스트림 운영 여부) 등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철강업계는 이러한 다층적 평가를 동시에 수행함으로써  ‘수요산업의 성장성은 높지만 판매 여건이 불리한 시장’과 ‘수요 규모는 작지만 수익성이 높은 시장’을 효과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

 

(2) 수요산업 세분화: ‘산업별 기회와 리스크를 균형 있게 진단해야’

철강시장의 세분화에서는 지역뿐만 아니라 '수요산업별 세분화' 작업도 필수적이다. 평가의 핵심 기준은 ‘수요산업별 철강소비 규모’와 ‘수요산업별 성장률’이다. 이를 토대로 기업은 어떤 산업군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제공하는지, 또 어떤 산업에 내부 마케팅 자원을 집중해야 하는지를 전략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세계 수요산업별, 철강소비량과 미래 성장률 전망)

자료: WSA, HIS Markit, Clarkson, 한국수출입은행 등 참조

상기 도표를 참조하면,   '24년 세계 철강 명목소비는 약 18억 톤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건설 산업이 약 9.2억톤으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  그 다음으로 에너지 산업이  2.7 억톤,  자동차 산업 이 2.5억톤,  조선 산업이 0.6 억톤,  가전 산업이 0.5 억 톤의 順을 이룬다.

글로벌 수요산업별 전망('26년 ~ '30년)의 경우,  건설 산업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중동 분쟁 이후의 전후 복구사업이 수요 증가를 이끌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산업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절대 사용량은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경량화를 위한 고강도강 수요는 지속적인 증가 가능성이 있다. 반면 조선 산업은 미국의 조선업 재건 정책과 한·미간 조선 협력 확대에 따라 신규 수요 창출 기회를 기대할 수 있다. 에너지 산업은 글로벌 탄소절감 정책의 확산에 힘입어 신재생에너지 및 관련 인프라 부문에서 철강 수요가 급속하게 늘어날 전망이다. 즉 향후 5년 동안  수요산업별 성장률 증가는   '에너지 산업 >  건설산업  > 자동차 산업  >  가전산업  > 조선산업 順'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로 '24년  한국의 철강 명목소비(약 4,800만 톤)에서 차지하는 수요산업별 철강재 소비비중과 성장률을 전망해보면, 비중은 건설 산업이 전체의 50%, 자동차가 10%, 조선이 9%, 기계가 8%, 가전 산업이 5% 順으로 차지하고 있으며, 미래 수요산업별 연평균 성장률('26년~'30년)  증가는 '자동차 > 가전 > 조선 > 기계 > 건설 順'으로 예상된다. 

(한국, 수요산업별 비중과 미래 성장률 전망)

자료: 한국철강협회, 건설(IISI), 자동차(Global Insight), 조선(Clarkson) 등 참조

우선 단기적인 전망으로서, 금년 하반기 국내 철강 수요 전망은 ▲ 정부 경기부양 정책에 따른 건설 투자 침체 완화 ▲전기차 전환 가속화로 인한 내연기관용 강재 수요 감소 ▲ 미국의 對중국 관세 강화에 따른 한국 조선 기자재의 반사 수요 확대 등이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궁극적으로 철강 수요산업의 세분화는 단순한 수요산업 구분이 아니라, 위험을 줄이고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3) 고객 세분화: ‘고객별 수익성과 고객관계 강도를 함께 평가하라’

철강산업에서 '고객 세분화'는 단순히 고객별 구매량이나  산업구분에 머물지 않는다. 수요산업별 內에서도,  '고객별 수익성과 고객관계 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 경쟁사와 차별화된 대안을 마련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한정된 자원을 핵심·우량·일반 고객군에 효율적으로 배분(이전 소개: '고객자산관리' 참조)하고, 고객군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고객세분화를 위한 평가 기준)

 자료: 철강산업의 고객세분화 사례연구 참조

철강산업에서 '고객 세분화'는 우선 ‘고객별 수익성’을 평가한 후,  핵심·우량·일반 고객군으로 구분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핵심 고객군은 연간 거래 규모가 크고 장기 계약이 가능한 글로벌 자동차사, 조선사, 대형 건설사가 대표적이며, 안정적 수익성이 보장되는 집단이다. 우량 고객군은 특정 제품군 중심의 거래가 많고, 지역 기반의 조선·기계사나 중형 건설사가 속하며 수익성은 중간 수준이다. 일반 고객군은 단발성 주문이 많고 가격 민감도가 높은 중소형 가공업체나 일반 유통상이 포함되며,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다음으로 '고객관계 강도'를 평가해야 한다. 핵심·우량 고객은 장기 계약과 정기 발주를 통해 신뢰 기반의 안정적 거래 관계를 형성하는 반면, 일반 고객은 주문 변동성이 크고 경쟁사로의 이탈 가능성도 높은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고객 세분화 작업을 마친 이후에는, 선정된 목표시장 내에서 고객의 주요 구매 요인(Key Buying Factors, KBF)에 대한 중요도와 만족도 수준을 경쟁사와 비교·분석한다. 즉, 인도·중동 등 지역별 또는 건설·에너지 등 수요산업별로 고객의 주요구매 요인에 대한 중요도와 만족도 수준을 경쟁사와 비교 분석함으로써, 성장성이 높은 매력적 시장에서의 자사에 대한 경쟁 열위 요소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대안을 마련하여 고객에게 제공해 줌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을 확보할 수 있다.

종합하면, '시장 세분화 활동'은 단순히 지역·수요산업·고객을 기계적으로 분류하는 작업에 그치지 않는다. 시장세분화에 대한 올바른 판단은 내부 마케팅 자원의 효율적 투입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반면, 잘못된 판단은 마케팅 전략의 방향성에 중대한 오류를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철강업계의 STP 시장관리“어느 지역과 수요산업에 집중할 것인가, 어떤 고객을 선택할 것인가, 그리고 경쟁사 대비 어떤 차별적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라는 핵심 질문에 대해 체계적이고 일관된 해답을  도출하는 전략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세분화된 시장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철강업계가 미래 성장성이 높은 목표시장(Targeting)을 어떻게 선정하고, 나아가서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대안(Positioning)을 개발·구현하는 과정에 대해 소개드리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