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조선향에 집중된 ‘수입산 후판’...中 93%·日 98%

- 선급 쏠림 심화된 중국산 후판...구조적 변화 본격화 - 중국산 공백 메우던 일본산, 동남아 저가 오퍼에 흔들 - 중국산 후판 반덤핑 최종 판정...9월 말 관세 확정

2025-09-11     박현욱 선임기자

중국산 후판에 대한 잠정관세 부과 이후 국내 수입 시장의 판도가 변하고 있다. 특히 8월 들어 중국과 일본산 후판 모두 선급용(조선향) 위주로 물량이 집중됐다.

중국산 후판, 선급 비중 93%...사실상 조선 전용재
업계 및 본지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산 후판 수입 물량 4만 4,000톤 가운데 93%(4만1,000톤)가 선급용으로 집계됐다. 7월(82%)보다 10%p 이상 높아지며 사실상 ‘조선소 전용재’로 자리 잡았다.

참고로 지난해 중국산 후판의 선급용 비중은 53% 수준에 불과했으나, 5월 이후 70%대로 올라섰고, 6월에는 97%까지 치솟는 등 선급용에 국한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세창고를 활용하는 중대형 조선소만 중국산 후판을 쓰고 있다. 반면 유통·건설향은 가격 경쟁력이 사라져 사실상 수입이 막혔다”면서, “관세 정책이 구조적 수요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산 후판도 ‘선급 일변도’...동남아와 경쟁 예고
일본산 후판 역시 선급 중심의 흐름이 강화됐다. 8월 일본산 총수입 4만 2,000톤 가운데 98%(4만1,000톤)가 선급용으로 집계돼, 7월(79%) 대비 20%p 가까이 상승했다.

일본산은 6~7월까지만 해도 비선급 수요가 일부 유지됐으나, 8월 들어 사실상 선급 일변도로 전환됐다. 이는 일본 제철사들의 가격 경쟁력과 함께, 국내 건설 수요 부진 속에서 중국산 공백을 일부 대체하던 흐름이 동남아 오퍼 등장으로 약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 일본 무역업체들은 톤당 605~615달러(CFR) 수준의 유통·건설향 오퍼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최근 인도네시아산 오퍼는 톤당 595달러(CFR) 선에서 나오고 있어, 동남아와의 가격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지난 8월 28일 중국산 탄소강 후판에 대한 반덤핑(AD) 최종 판정을 내렸다. 중국산 후판에 27.91~34.10%의 관세를 부과하되, 중국 내 9개 주요 수출업체가 향후 5년간 수출가격 및 물량 약속을 이행할 경우 관세를 유예하는 방식이다.

무역위는 이 같은 조치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건의했으며, 관세 부과 여부와 구체적 시행은 기재부 장관 승인을 거쳐 오는 9월 27일까지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