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말마다 반복되는 가격 불신, 봉형강 시장의 '고질병'
- 시중 철근 유통價, 지난 44개월 중 64%가 월말 하락 - 가격 더 떨어지기 전에 출하 양상···오히려 낙폭 키워 - 추석 연휴까지 겹쳐 불신 심화···“출하 질서 정비 필요”
국내 봉형강 시장에서 월말 판매에 대한 불신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월말로 갈수록 시중 유통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유통업체 간의 출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무엇보다 월말 가격 하락 흐름이 최근 몇 개월의 시장 흐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난 수년간 반복되어 온 패턴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실제로 스틸데일리DB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총 44개월 동안, 매월 첫째 주와 마지막 주의 시중 철근 유통가격을 비교한 결과, 월말 가격이 하락한 사례는 28건으로 전체의 약 64%를 차지했다.
상승한 경우는 13건, 변동이 없었던 경우는 3건에 불과해, 월말 하락이 구조화된 흐름임을 방증하고 있다.
월말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고착되면서, 유통업체들은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물량을 출하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월초부터 중순 사이에도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먼저 출하하려는 경쟁이 오히려 가격 하락폭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H형강 시장 또한 유사한 분위기다. 일부 유통업체는 "월말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기대 심리 때문에 거래처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하다"며, “가격 불확실성이 거래 위축으로 이어지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달의 경우 다음 달 초 추석 장기 연휴라는 추가 변수까지 겹치며, 월말 가격 하락에 대한 경계심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월말 가격 하락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자체가 시장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공급사 차원의 계획적 출하 조절이나 유통 질서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