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대미 강관 수출 40% 급락···美 고율 관세에 업계 비상
- 8월 대미 강관 수출, 전월比 40%·전년 동월比 34% 감소 - 캐나다·싱가포르·베트남 등 미국 외 수출 지역 다변화 시도 - 대미 수출 비중 큰 강관 업체들, 채산성 악화 불가피
국내 강관 수출 업계가 8월 들어 큰 폭의 수출 감소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향 비중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8월 강관 총 수출량은 10만 8,084톤으로 전월(14만 7,961톤) 대비 27% 줄었고, 전년 동월(13만 4,360톤)과 비교해도 19.6% 감소했다.
이 가운데 미국향 수출은 5만 2,444톤으로 전월(8만 7,626톤) 대비 40% 감소, 전년 동월(7만 8,918톤) 대비 34% 감소하며 급락세를 보였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업체일수록 타격은 심각하다. 특히 미국의 연이은 고율 관세 부과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3월에 미국이 수입산 철강재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을 당시만 해도 국내 업계는 월평균 9만 톤대 수출을 유지하며 물량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실제로 올해 1~5월 월평균 대미 수출량은 9만 5,000톤에 달해 2024년 월평균 수출량인 9만 1,000톤보다 소폭 늘었다. 하지만 6월부터 50% 고율 관세가 추가로 발효되면서 수출 여건은 급격히 악화됐다.
실제로 대미 강관 수출량 추이를 보면 6월 9만 89톤, 7월 8만 7,626톤에서 8월 5만 2,444톤으로 급감했다. 업계는 6월~7월까지는 기존 계약 물량 덕에 출하가 이어졌지만, 8월부터 신규 계약 체결이 줄어들면서 수출이 본격적으로 위축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생산 조정 압박이 불가피해졌다"라며 "단기간 내 미국 외 대체 시장을 찾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7월 대비 8월 판매 지역 달라져···캐나다·베트남·UAE 등으로 판매
8월 들어 수출 지역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7월에는 미국(8만 7,626톤), 일본(1만 2,279톤), 캐나다(6,583톤), 호주(6,044톤), 아프리카(5,699톤), 알제리(5,609톤) 등이 주요 수출처였다.
하지만 8월에는 미국(5만 2,444톤), 일본(1만 1,836톤), 싱가포르(1만 1,038톤), 캐나다(8,949톤), 베트남(5,431톤), 대만(1,983톤), 아랍에미레이트(1,930톤) 등으로 수출 지역이 다변화됐다.
업계는 미국향 감소분을 캐나다·싱가포르·베트남·대만 등으로 보완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으나, 물량과 단가 모두 미국 시장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강관 업계는 동남아·중동·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 공략과 더불어 현지 생산·가공 거점 확보 등 중장기 전략 마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