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봉형강 리포트] 최근 철 스크랩 가격 변화와 시사점
- 대세 하락 종료 ... 역대급 매우 안정된 가격 흐름 - 제강사별 수급 불균형에 웃돈 거래 급증 - 유통업체 수익성 악화에 대응책 마련 필요
올해 1~8월 시장을 가격과 수급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단기 시장을 조망해 보았다. 이번호는 가격을 중심으로 보겠다. 올해 철 스크랩 시장은 1) 대세 하락 종료 2) 역대 가장 가격 변화가 적고 3) 중부와 남부의 이례적인 가격 역전 4) 제강사별 적은 구매가격 편차를 보였다. 1~8월 철 스크랩 시장의 가격 변화를 살펴 보고 단기 철 스크랩 시장을 조망했다. [편집자 주]
1. 1~8월 철 스크랩 시장의 주요 변화
- 추세적 하락은 끝났다!
남부 제강사의 1~8월 중량A 평균 구매가격은 38만 3,000원이다. 2017년~2025년 평균 가격은 톤당 42만 5,000원이다. 올해 평균 가격은 9년간의 평균 가격에 비해서 크게 낮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시장 외적인 요인이 영향을 주었던 2020년 3월~2023년 5월까지를 제외하면 평균 가격은 38만 원으로 떨어진다. 올해 가격과 같다.
올해 철 스크랩 가격은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하면 2020년 이전보다 낮다고 볼 수 있지만 경기 여건으로 상쇄하면 평균에 수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격 트랜드만 놓고 보면 대세 하락장이 끝났다는 것이 당사의 판단이다.
대세 상승장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탄소 중립 수요가 본격적으로 가세하는 등 수요 증가 요인이 뚜렷해야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대세 하락장이 이어지기 위해선 공급과잉 구조의 고착화가 필요하지만 역시 보이지 않는다.
철 스크랩 수급은 당분간 올해 상반기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수급만 보면 크게 오르거나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적다. 따라서 해외 시장과 개별 제강사의 구매 정책 및 수급 이상 유무가 시장의 변화를 가를 전망이다.
- 역대 이렇게 밋밋한 시장이 있었던가?
2025년 1~8월은 등락이 가장 적었던 기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KSSP(Korea Steel Scrap Price) 기준 영남지역 중량A의 최고 가격은 35만 7,000원, 최저 가격은 32만 4,000원이다. 최고 가격과 최저 가격 간의 격차는 3만 3,000원이다. 남부 제강사의 중량A 공식 구매 가격은 최고가 40만 원, 최저가 36만 원으로 4만 원 차이다. 코로나와 전쟁 국면을 제외한 평균 가격 편차는 6만 원을 조금 넘는다. 그런 점에서 올해 가격 편차는 매우 이례적으로 적다.
이렇게 된 원인은 △철근 경기 악화에 따른 스크랩 수요 부진 △ 제강사의 수익성 악화에 따른 보수적인 구매 △등락 시장 전환 △ 유통업체들의 재무적 체력이 약해 가격 상승기 비축 기간을 늘리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위의 변수는 하반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하반기 시장도 등락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입 기피와 국내 낮은 발생량, 예측불허의 생산 동향 등으로 생각할 때 일부 제강사의 구득난이 가격을 밀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 남부가 비싸다는 것은 옛말
남부지역의 철 스크랩 가격이 수도권에 비해 톤당 약 1만 원~2만 원 높다는 것은 스크랩 업계의 상식이었지만 올해 2분기에 깨졌다.
전통적으로 남부지역 제강사의 구매가격이 수도권에 비해 비싼 것은 △남부지역은 제강사가 많은 반면 발생량이 적어 구매 경쟁이 치열하다 △남부지역은 제조 공장 등이 많아 철 스크랩 품질이 수도권에 비해 좋은 편이라는 것이 이유다.
이러한 상식은 2분기에 깨졌다.
KSSP 기준으로 수도권과 남부지역 간의 중량A 격차는 2월에 톤당 5,000원으로 줄더니 5월 중순부터 역전돼 수도권이 톤당 8,000원 비쌌다. 격차는 더 벌어져 8월에는 2만 원까지 늘어났다.
수도권 가격과 남부지역의 가격 역전은 △남부지역 제강사의 감산과 수급 변화 △수도권 제강사의 불규칙한 생산 △경기 부진과 수도권의 발생량 급감 △수입 급감에 따른 수도권 제강사의 공급 차질 등을 꼽을 수 있다.
남부지역의 4개사의 상반기 생산량(반제품 + 제품)은 142만 7,000톤으로 전년 연간 생산량의 51.1% 수준이었다. 반면 수도권 3개사는 46.1%로 수도권의 감산폭이 더 컸다. 특수강은 52.3% 수준이다. 수요 감소는 수도권이 더 컸다고 할 수 있다. 가격 역전 이유는 수요가 아니라 다른 것에 있다.
공급의 변화이다. 수도권은 남부지역에 비해 발생량 감소가 더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수도권은 건설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더해 철거와 생활 스크랩 발생량이 저조했다. 반면 남부지역은 자동차와 조선 등 산업경기가 꾸준해 건설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발생량 감소가 수도권에 비해 덜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수입 급감은 수도권 제강사에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남부지역 제강사들은 공급 부족에 대비해 수입을 조금씩 해 왔는데 수요 급감으로 국산만으로 조업이 가능한 상황이 됐다.
반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상황이 달랐던 듯 하다. 양사 모두 수입을 크게 줄였다. 수요 감소로 국산 중심의 조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지만 생산이 몰리는 시기에 공급부족은 피할 수 없었던 듯 하다. 스크랩 부족 해소를 위해 계약이나 특별구매를 지속한 것이 남부지역과 가격역전이 된 이유이다. 남부지역과 수도권의 가격 역전이 해소되기 위해선 수도권 제강사의 스크랩 수급이 안정을 찾아야 한다. 특히 일정량의 수입은 불가피해 보이는데 수익성 압박에 시달리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수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일부 공급부족기에 수입이 소방수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한국의 수도권 시장을 공급과잉으로 몰아 넣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따라서 양 지역의 가격 역전은 지속되거나 가격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업체별 상반기 구매 가격은?
가격은 한철, 인하폭은 대한와이케이!
올해 상반기 제강사의 철 스크랩 구매가격은 전년 연간 평균대비 톤당 3만 원 하락했다. 봉형강 제강사는 대체로 3만 3,000원 하락했다. 판재특수강 제강사는 2만 9,000원 하락했다. 수익성 악화와 생산량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봉형강 제강사의 가격 하락폭이 조금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가격이 가장 낮은 곳은 한철 환영이고 가장 큰 폭으로 내린 곳은 대한와이케이스틸이다. 수도권은 현대제철의 인하 폭이 두드러졌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철 스크랩 구매가격 격차는 3년 연속 줄었다. 2023년에는 동국제강이 2만 8,000원 높았지만 2025년 상반기에는 1만 4,000원으로 축소되었다. 남부지역에서는 한국특강과 한국철강간의 가격차가 벌어졌다. 2023년에는 한국특강이 톤당 4,000원 평균 구매가격이 높았지만 2025년 상반기에는 1만 3,000원으로 벌어졌다.
2. 철 스크랩 단기 시장 전망
1~8월에 이어 당분간 한국의 철 스크랩 시장은 1) 수요 부진과 낮은 발생량 2) 불황형 자급도상승 3) 제강사의 낮은 수익성 등이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즉 1~8월 환경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본적으로 급격한 가격 등락 가능성은 적다.
다만 몇 가지 부분에 주목해 봐야 한다.
하나는 제강사별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가능성이다. 제강사는 수요 부진과 낮은 수익성으로 재고를 많이 가져가기 어렵다. 제강사별 생산 판매 전략이 상이해 업체별 철 스크랩 수급에 차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즉, A제강사는 재고 과다로 인하를 할 계획이지만 B제강사는 재고 부족에 웃돈 구매를 해야 할 상황이 동시에 발발할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 계약이나 특별구매 같은 웃돈 거래가 빈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강사는 갑작스러운 감산과 재가동 등이 반복될 것이기 때문에 변덕스러운 생산 일정으로 인해 재고 관리가 쉽지 않아 보인다. 반대로 유통업체들은 계약과 특별구매 같은 웃돈이 성행하면서 마당 재고 관리는 물론이거니와 하부상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기본적으로 한국은 철 스크랩 공급부족 국가이다. 자급도가 높아졌다지만 5% 이상은 수입해야 한다. 제강사의 수익성 압박으로 수입량이 급감했지만 국산 스크랩의 수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선 어느정도의 수입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수익성 압박으로 수입이 소방수역할을 할 가능성은 적다.
두 번째는 국산 철 스크랩 가격이 국제가격에 비해 저평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철근 등 제품 가격이 낮게 형성돼 있다. 또 제강사의 수익성이 낮아 공격적인 구매를 이어갈 수 없는 환경이다. 철근과 스크랩간의 스프레드가 일정한 밴드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국산 스크랩의 변동성은 약할 것이다. 제강사들은 수요가 줄고 불규칙해 지면서 믿을만한 구좌 중심, 철 스크랩 야드 중심으로 구매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시중 유통량이 줄면서 직송 등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 번째는 유통업체들의 수익성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대세하락이 끝나면서 재고 평가 손실 구간은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 부진으로 유통량이 매우 줄었다. 2021년 1~7월 제강사의 철 스크랩 국내구매(일반용해용 기준)는 1,080만 톤이었지만 올해는 857만 톤에 불과하다 거래량이 21% 감소했다. 유통업체들의 판매 이익도 그만큼 준 것이다.
유통업체들은 적은 매출량에도 야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수익성 개선 작업을 해야 한다. 또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치루었던 중하부상 관리 비용도 줄여야 한다.
건설경기 침체등을 고려하면 발생량이 빠르게 회복될 것 같지 않다. 또 제강사의 수요도 가파르게 늘어날 것 같지 않다. 이에 맞춘 중장기 수익성 확보 전략 및 야드 운영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