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강 강관 제조사, AD 잠정관세 앞두고 ‘가격 인상 고삐’ 죈다

- 9월 중순 이후 중국·일본산 열연 AD 잠정관세 부과 가능성 높아 - 강관 제조사, 잠정관세 부과 시 10월 출하분 인상 적극 검토

2025-09-03     이명화 선임기자

중국 및 일본산 열연에 대한 반덤핑(AD) 잠정관세가 9월 중순 이후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탄소강 강관 제조업체의 가격 인상 기조가 본격화되고 있다. 실제 수요 회복세는 더딘 상황이지만, 원소재 가격 상승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업계의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무역위원회는 지난 7월 말 기획재정부에 일본산 열연에 대해 31.58~33.57%, 중국산 열연에 대해 28.16~33.57%의 잠정관세 부과를 건의한 바 있다. 기재부의 최종 승인이 이뤄질 경우, 강관 제조업체들의 원재료 조달 비용 부담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강관 제조사들은 7월부터 연속적으로 할인율 축소를 단행하며, 판매가격을 조정해 왔다. 구조관 업계는 7월 중순 5~7% 할인율 축소에 이어, 8월 말에도 같은 수준의 할인율을 축소했다. 배관재 업계 역시 8월 출고분 6~8%, 9월 출고분 4~5%의 할인율을 축소하면서 사실상 가격 인상을 이어갔다. 

그러나 가장 큰 변수는 시장의 수용력이다. 건설업 등 주요 연관 산업의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인상분이 실제 9월 거래가격에 얼마나 반영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일부 바닥 시장에서는 7월 말 이후 빠른 속도로 가격이 오르면서 공사 지연, 일감 부족, 수요가들의 저항감 등으로 가격 인상분 전가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업계의 가격 인상 기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단순히 소재 원가 상승에 따른 후속 조치를 넘어, 만성적 저수익 구조를 개선하려는 제조사들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9월 인상분이 시장에 얼마나 안착할 수 있을지, 10월 장기연휴 전후 업체들의 판매 전략 등이 가격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강관 유통 가격은 8월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수입산 열연에 대해 잠정관세 부과될 경우 경우 제조사들의 원가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9월 출하분 뿐 아니라 10월 출하분 단가 인상도 적극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