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I-열연] 잠정관세 변수에 뜨거워진 시장...9월 기대감 ‘확산’
- 수입재 위축·잠정관세 기대감에 8월 시황 반등 - 가격·채산성·업황·매출·재고 등 대부분 지표 개선 - 9월 계절적 수요와 관세 변수에 추가 상승 기대 - 다만. 전년 대비 체감 회복은 여전히 제한적
오랜만에 열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8월 휴가철에도 불구하고, 중국 및 일본산 열연 반덤핑(AD) 예비판정과 잠정관세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체감경기가 개선됐다.
스틸앤스틸 철강연구소가 발표한 열연업계 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가격과 채산성 지표가 모두 큰 폭으로 뛰어올랐고, 매출·업황 지수도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9월에도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철강경기실사 종합실적지수는 철강업계가 시장 경기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기준선을 100으로 잡고 이보다 밑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이고 100을 넘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단, 재고의 경우는 100을 넘으면 과잉 낮으면 부족을 뜻한다.
가격 / 예비판정·잠정관세 기대감에 상승
8월 가격 현황지수는 113.6으로 전월(66.7) 대비 46.9%p 상승했다. 이는 7월 말 발표된 일본·중국산 열연 AD 예비판정과 기재부의 잠정관세 건의 이후, 수입재 가격이 중심이 되어 상승세를 이끈 결과다.
이와 동시에 메이커들이 공급가격 인상을 발표하고, 유통업체들도 호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면서 시장 가격은 전반적으로 강보합 양상을 띠었다. 실제 8월 말 시중 유통가격은 월 초 대비 정품 및 수입대응재는 2만 원가량 올랐으며, 수입재는 4만~5만 원가량 올랐다.
9월 가격 전망지수는 140.9로 전월(88.9) 대비 52.0%p 오르며 더욱 가파른 상승 기대를 드러냈다. 계절적 성수기 진입이라는 계절 요인도 일부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잠정관세 확정 가능성이 시장에 심리적 지지선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중국 밀과 무역업체들은 더 이상 수출 오퍼를 내지 않는 등 수입 물량 공급이 사실상 차단된 상태여서 가격 상승 기대감은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재고 / 과잉 수준서 적정 수준 회복
8월 재고 현황지수는 114.5로 전월(127.8) 대비 13.3%p 하락했다. 2분기부터 적정~과잉 양상이 이어졌던 실재고는, 8월 들어 가격 인상 분위기와 일부 가수요 효과로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2차 유통업체 거래 비중이 큰 일부 유통사들은 오히려 초과 판매를 기록하면서 재고가 빠르게 소진됐다.
9월 재고 전망지수는 100.0으로 전월(133.3) 대비 33.3%p 하락하며 적정 수준으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메이커들의 감산 기조와 수요자들의 선제적 물량 확보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앞선 가수요로 인해, 재고 부담이 조금 늘어나거나 지난 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규 수주 / 올해 최고치 경신, 낙수효과 확인
신규 수주 현황지수는 63.6으로 전월(33.3) 대비 30.3%p 상승하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격 인상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일부 수입업체들은 호가 이하로 거래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낙수효과가 발생해 일반 유통업체의 수주도 덩달아 늘어났다.
9월 전망지수는 77.3으로 전월(38.9) 대비 38.4%p 상승했다. 계절적 성수기 효과와 함께 8월 대비 영업일수 증가, 잠정관세 효과가 맞물려 저가 물량을 찾는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매출 / 목표 진도율 달성, 9월에도 개선세
매출 현황지수는 68.2로 전월(38.9) 대비 29.3%p 상승했다. 8월 초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유통업체가 목표 대비 진도율을 90~10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가격 인상 효과가 곧바로 매출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9월 매출 전망지수는 72.7로 전월(50.0) 대비 22.7%p 상승했다. 다수의 유통업체들은 호가 인상 기조가 유지되면서 매출 확대가 기대되지만, 메이커의 공급가격 인상에 따라 질적인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채산성 / 올 들어 첫 ‘호전’…잠정관세 기대감 반영
채산성 현황지수는 100.0으로 전월(55.6) 대비 44.4%p 상승하며 올 들어 처음으로 ‘호전’ 구간에 진입했다. 8월 한 달 사이 시중가격은 수입재가 4만5만 원, 정품이 2만3만 원, 수입대응재가 2만 원가량 상승했고, 물량 측면에서도 대부분 목표 대비 진도율을 충족하면서 채산성이 개선됐다.
9월 전망지수는 104.5로 전월(61.1) 대비 43.4%p 상승했다. 유통업체 상당수가 강종별로 2만~3만 원의 추가 호가 인상을 시도하고 있고, 잠정관세 발표 이후 시중 유통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가수요 효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업황 / 둔화세 멈추고 뚜렷한 반등
업황 현황지수는 68.2로 전월(38.9) 대비 29.3%p 상승했다. 지난 3월 이후 계속 악화일로를 걸었던 업황 체감은 8월 들어 가격 반등과 맞물려 개선 흐름을 보였다. 휴가철 수요 공백에도 불구,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업황 체감을 지탱했다는 분석이다.
9월 전망지수는 81.8로 전월(55.6) 대비 26.2%p 상승했다. 그러나 업계는 “잠정관세 확정 시 가격은 더 오를 수 있으나, 중국산 재고가 버팀목으로 작용해 상승 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8월 열연 시장은 휴가철이라는 계절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가격·매출·채산성이 뚜렷하게 개선됐다. 9월에는 잠정관세 부과 가능성에 시중 유통가격이 한 차례 더 뛰어오를 준비를 하는 가운데 일부 유통업체는 이미 추가 호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예비판정 직후 후판에 비해 열연 유통가격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중국산 재고 부담과 수요 회복 지연이 여전히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상승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
한편, 본지의 철강산업연구소에서는 2023년 3월부터 철강산업에 특화된 철강경기실사지수를 조사하여 발표하고 있다. 철강경기실사지수는 고금리, 경기침체 등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극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철강업계가 보다 안정적인 경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목적에서 개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