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차세대 車 강판 라인업 구축...하반기 글로벌 공략 박차
- 고강도·성형성 모두 잡은 3세대·MS 강판 상용화 - 당진제철소 2냉연공장, 차세대 강판 양산 체제 구축 - 현대차그룹 등 글로벌 주요 고객사 테스트 진행 중
현대제철이 올해 하반기부터 자동차용 3세대 및 마르텐사이트(MS) 강판의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선다.
고강도와 성형성을 동시에 확보한 차세대 강판을 앞세워 전기차 시대의 경량화·안전성 요구를 충족하겠다는 전략이다.
'3세대 강판' 10년 넘게 이어온 연구개발 결실
현대제철은 10년 이상 이어온 연구개발 끝에 3세대 강판 상용화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 당진제철소 2냉연공장 열처리 설비를 개선하며 1.0~1.2GPa급 3세대 강판 양산 체제를 갖췄다.
일반적으로 강판은 강도와 성형성이 반비례하지만, 3세대 강판은 이러한 ‘트레이드 오프(Trade-off)’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동급 제품 대비 연신율이 10% 이상 향상돼 디자인 자유도, 충돌 안정성, 경량화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어 전기차에 최적화된 소재로 평가받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자동차용 강판은 강도를 높이면 성형성이 떨어지는 구조적 제약이 있지만, 이번에 상용화에 성공한 3세대 강판은 고강도를 유지하면서도 곡면 성형이 가능해 디자인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을 위한 초고강도 ‘MS 강판’도 양산
현대제철은 2냉연공장 설비 합리화를 통해 1.3~1.7GPa급 MS 강판도 본격적으로 양산한다.
MS 강판은 기존 제품 대비 평탄도와 내균열성이 크게 개선된 초고강도 소재로, 철의 미세조직 가운데 가장 강한 강도를 가진 ‘마르텐사이트’ 조직을 활용한다.
강도가 150kgf/㎟ 이상에 달하는 MS 강판은 주로 센터필러·루프사이드·범퍼빔·멤버프런트 등 차량의 핵심 구조부에 적용돼 충돌 시 변형을 최소화하고 승객 생존 공간을 지킨다.
현대제철은 성형성이 떨어지는 초고강도 강판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핫스탬핑(Hot Stamping) 기술도 적용했다. 약 900도 고온에서 강판을 가열해 성형하는 방식으로, 이를 활용하면 MS 강판의 연신율을 기존 대비 최대 50%까지 높일 수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3세대 및 MS 강판은 운전자와 탑승객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개발한 제품”이라며 “차량의 주요 뼈대를 구성할 경우 충돌 성능이 강화돼 승객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탄소 배출 줄이는 신규 열처리 신기술 개발
현대제철은 친환경 공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현대자동차와 함께 자동차 차동기어용 탄소저감 열처리 기술을 공동 개발해 신기술 인증(NET)을 획득했다.
이 기술은 기존 구상화 열처리와 동일한 수준의 강도를 구현하면서도 공정 시간을 78% 단축하고, 탄소 배출량을 약 40%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제철은 올해부터 이 기술을 펠리세이드, 투싼, 쏘나타, 아반떼 등 주요 차종의 차동기어 부품에 적용할 계획이며, 향후 다양한 차량 부품은 물론 중장비·공작기계 등 타 산업군으로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한편, 현대제철은 현재 3세대 강판과 MS 강판을 대상으로 현대기아차그룹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사와 공동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품 신뢰성을 높이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차세대 모빌리티 소재 선도 기업으로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2030년까지 글로벌향 판매 비중을 전체 매출의 30% 수준으로 확대해, 해외 시장에서 자동차강판 공급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