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상장 62개社 상반기 순이익 급락..수요 침체·비용 부담 겹쳐
- 62개사 매출·이익 동반 감소, 순이익 43% 급락 - 건설 침체·고금리·저가 수입재 공세, 업계 전반 압박 - 포스코 원가 경쟁력으로 선방, 현대제철은 적자 전환 - 일부 냉연·선재·특수강 업체 차별화 전략으로 ‘희비’
2025년 상반기 국내 철강 상장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기록했다. 수요산업 침체와 고금리·고환율 부담, 중국 등 저가 수입재 공세가 겹치면서 매출과 이익 모두 뒷걸음쳤다.
업계 전반이 수익성 압박에 시달리는 가운데 일부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이나 수출 중심의 업체들만이 선방하는 양상을 보였다.
62개사 철강 상장사의 2025년 상반기 매출 합은 41조 2,396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조 1,743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9% 감소했다. 상반기 철강 상장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8%로 24년 상반기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상반기 순이익은 6,43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급락했다.
포스코의 경우 상반기 매출액은 17조 9,152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7% 감소했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8,593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4% 증가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4.8%를 기록했다. 포스코의 경우 설비 효율화, 원가구조개선, 에너지 및 원료비중 감축, 디지털 전환을 통한 생산성 제고 등의 원가경쟁력 개선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의 경우 상반기 매출액은 8,970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으며, 영업이익률도 급감했다. 국내 건설 경기 침체, 파업 등으로 인해 판매량 부진, 전기료 인상으로 인한 비용 증가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냉연과 냉연 SSC 업계는 전방 수요산업인 건설·가전 부진, 고환율·저가 수입재 공세 속에 매출이 일제히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두 자릿수 하락한 곳이 많았다. 원재료인 열연 가격은 떨어졌지만 아연 가격 급등으로 제조원가가 오히려 늘었고, 완제품 판매가는 내수 중심으로 더 큰 폭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위축됐다.
반면 열연 업계는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잠정관세와 중국 감산 정책 등으로 유통가격이 반등하며 일정 부분 손실을 만회했다. 5개사의 총 매출액은 3,924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고 순이익도 73.7% 늘었다. 다만 매입가 대비 판매가격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아 회복세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기로 제강사, 특히 철근 전문 제강사들은 매출과 이익 모두 큰 폭으로 후퇴했다. 건설 경기 침체로 판매가 줄었고 전년동기대비 철근·스크랩 가격 동반 하락으로 스프레드가 좁아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전기요금·인건비 등 고정비 상승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대한제강만 코일철근 수출 확대 효과로 흑자를 유지했으나, 한국철강과 환영철강은 적자로 전환했다.
반면, 한국특강은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7.4%, 영업이익은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순이익도 흑자전환 했다. 높은 가동률로 인한 원가경쟁력 확보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봉형강 단압 업체들은 건설 경기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2% 줄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5.3%, 91.6% 감소했다. 고금리와 미분양 증가, 공공투자 축소 등이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스테인리스 및 특수강 업계는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스테인리스 부문에서는 업체별 성적이 갈렸다. 미국의 관세 부과 이전 미주·유럽·일본 등으로 수출 물량을 선제적으로 늘린 업체들은 달러 강세의 수혜를 입으며 상대적인 실적 개선을 거뒀다. 특히 가전·자동차 등 수출 중심 수요산업과 연결된 기업들이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내수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건설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이와 연관성이 큰 기업들의 실적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으며, 전반적으로는 원가 부담과 가격 하락이 겹치며 수익성이 크게 위축됐다.
STS 종합 5개사의 매출은 전년 대비 6.2% 감소한 7,024억 원, 영업이익은 2,015억 원으로 24.1%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2.9%로 전년 3.5%보다 낮아졌다. 현대비앤지스틸이 매출과 이익 모두 감소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린 가운데, 황금에스티·티플랙스 등 일부 업체는 환율 강세와 금융수익 증가로 선방했다.
특수강 업계는 상반기에도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국내외 경기 둔화와 건설·산업기계 등 전방 산업 침체로 수요 회복이 더뎠고, 고금리 장기화와 고유가·고환율로 제조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가중됐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재 유입과 엔저를 배경으로 한 일본산 수입 증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해외 발주 경쟁 심화까지 겹치면서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동시에 진행됐다.
특수강 업계 6개사의 합산 매출은 2조 1,304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5%, 영업이익은 5,572억 원으로 31.2% 감소했다. 순이익 역시 2,830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5% 줄었다.
단조업계 역시 매출·이익 모두 감소했지만, 조선·건설기계 부품 수출에 강점을 가진 일부 기업은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6.4%로 타 업종 대비 양호했지만, 전년 대비 1.2%포인트 낮아졌다.
경강선재업계는 4개사 총합 매출앤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감소했다. 그러나 고려제강의 경우 매출액이 3.7%, 영업이익이 16.9% 증가했다. 고부가가치 제품군 강화, 특수 제품 및 수출 확대 등의 차별화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동일제강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로 소폭 감소, 영업이익은 적자 축소했다. CQC 업계는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6%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4% 증가했다.
용접재료 업체인 조선선재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4.7%에 달했다. 조선, 발전 등 주요 수요 산업의 실적 반등과 맞물린 것이 이유로 보인다.
강관업계는 건설 지연과 수출 시장 관세 부담으로 대부분 실적이 감소했다. 특히 미국의 고율 관세가 채산성을 악화시켰고,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영업이익 감소세가 뚜렷했다. 다만 일부 OCTG 중심 수출 업체는 상대적 선방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