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통상 리스크 겹겹…냉연단압 3社 상반기 실적 악화

- 제품 생산 및 판매량은 방어했으나, 수익 감소 불가피 - 동국씨엠, 매출·영업이익 모두 감소…영업이익률 0% - KG스틸, 영업이익률 6.9%…해외시장 공략으로 방어 - 포스코스틸리온, 생산·판매 두 자릿수 감소…수익성 급락 - 열연 하락에도 아연 속 제품 판가 하락이 더 크게 작용

2025-08-19     박현욱 선임기자

국내 상장 냉연 단압 3사(동국씨엠, KG스틸, 포스코스틸리온)가 올해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국내 건설 경기 및 수출에 집중된 구조상 1분기보다 2분기 어려움이 컷다.

업계는 글로벌 통상 규제 강화와 전방산업 수요 둔화 등 복합적인 악재가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수익성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분석했다.

동국씨엠 / 23 2Q, 6월 신설법인 기준

업체별로 보면, 동국씨엠의 별도기준 상반기 매출액은 1조 283억 6,2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8.1%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900만 원으로 36.8% 감소하며 영업이익률은 0%를 기록, 전년 대비 4.7%P 하락했다.

동국씨엠은 “열연강판 반덤핑 제소에 따른 원가 변동을 판가에 반영하지 못한 데다 건설·가전 등 전방산업 부진 장기화, 주요 수출국 관세 정책 변화, 환율 하락 압력 등이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KG스틸은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1조 5,300억 5,2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8.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053억 5,000만 원으로 27.5%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1.8%P 하락한 6.9%를 기록했다.

KG스틸은 “글로벌 통상 장벽 강화와 건설 수요 위축에 따라 수익성이 둔화했지만, 고부가 제품 확대와 수익성 높은 해외시장 중심의 전략을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한 결과 영업이익률 7%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스틸리온의 상반기 실적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매출액은 5,457억 8,5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2.2%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135억 3,200만 원으로 39.6%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5%로, 전년보다 1.1%포인트 낮아졌다.

회사 측은 “1분기 도금 1CGL 노후 설비 교체에 따른 생산 차질과 환율 하락, 전방 수요산업 부진 지속으로 롤마진이 악화하면서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열연 가격 하락했지만...제품 가격 하락이 더 커
냉연도금 3사의 상반기 원재료 매입 단가는 열연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연 가격이 급등하면서 제조 원가 부담이 커졌다. 그러나 완제품 판매가격은 내수 중심으로 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업체별로 보면, 동국씨엠은 상반기 열연을 톤당 74만 3,000원에 매입해 전년 대비 8.3% 낮아졌다. 반면 아연 가격은 톤당 493만 7,000원으로 무려 27.7% 급등했다. KG스틸 역시 열연코일을 톤당 74만 7,000원에 구매해 8.7% 하락했지만, 아연은 449만 7,000원으로 17.7% 상승했다. 포스코스틸리온은 풀하드 및 GI 등을 톤당 114만 4,000원에 매입해 전년과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제품 판매가격은 전반적으로 내수 중심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동국씨엠의 냉연도금 내수 판매가격은 톤당 96만 2,000원으로 전년 대비 11.7% 떨어졌으며, 수출 가격도 121만 4,000원으로 8.4% 하락했다. 컬러강판 또한 내수와 수출 가격이 각각 4.6%, 5.4% 낮아졌다.

KG스틸의 냉연도금 내수 판매가격은 톤당 113만 3,000원으로 8.6% 하락했으나, 수출은 147만 9,000원으로 소폭(0.1%) 상승했다. 포스코스틸리온은 내수·수출 평균 판매가격이 139만 1,000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열연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제품 판매가격의 하락 폭이 더 크게 나타나면서, 업체마다 원재료 부담과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상반기 제품 생산·판매 전년 대비 소폭 감소
냉연도금 3사의 상반기 철강 제품 생산 및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가전 등 전방산업의 수요 부진과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국씨엠은 상반기 냉연도금 제품 생산량이 40만 8,000톤으로 전년 대비 3.0% 늘었지만, 컬러강판은 31만 7,000톤으로 4.8% 감소했다. 같은 기간 판매량은 냉연도금 42만 3,000톤으로 5.5% 증가했으나, 컬러강판은 33만 9,000톤으로 2.0% 줄었다.

동국시엠은 대미 철강 추가 관세 등의 여파 등 통상 리스크 속 북미 비중을 줄이는 한편, 유럽, 대양주 및 수익성 위주의 수출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전년 대비 제품 생산 및 판매량은 방어했다고 설명햇다.

KG스틸은 냉연도금 및 컬러강판 생산량이 총 113만 6,000톤으로 전년 대비 1.6% 줄었다. 판매량은 112만 2,000톤으로 2.9% 감소했다. 다만,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해외 시장 대응을 강화하며 판매 실적 감소 폭을 상대적으로 줄였다.

포스코스틸리온의 상반기 냉연도금 생산량은 26만 톤으로 18.5% 줄었고, 컬러강판은 16만 1,000톤으로 12.5% 감소했다. 판매량 역시 냉연도금 22만 2,000톤. 컬러강판 16만 6,000톤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6%, 10.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단압 3사는 하반기 국내 경기가 상반기보다 다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중국 시장 반등에 더해 4분기 정부 주도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 경기 부양책이 본격화될 경우, 전반적인 수요 회복이 나타나면서 올해 연간 철강 수요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원자재 가격 변동성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여전히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각 사는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익성 강화 ▲관세 부담이 적은 비미주 지역 공략 ▲가전향 컬러강판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고환율 기조를 활용한 수출 드라이브 전략을 병행하고, 내수 기반 유지와 설비 가동률 제고를 통해 원가 경쟁력 확보에도 주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