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중국] 감산 기대·관세 휴전에도 경제지표 부진에 ‘주춤’

- 전승절 열병식 앞두고 당산 지역 감산 조치 - 미중, 관세 유예 90일 재연장 합의 - 7월 주요 경제지표 올해 들어 가장 부진한 수치 - 도시 실업률 상승·주택 가격 하락…경기 불안 가중 - 상하이 철강재 가격, 하락 압력에도 강보합 유지

2025-08-18     김은주 기자

지난주 중국 철강시장은 감산 기대감과 미중 '관세 휴전' 연장 소식에 초반 상승 흐름을 보였지만, 7월 주요 경제지표가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주 후반 들어 시장심리가 얼어붙었다.

오는 9월 3일 전승절 열병식을 앞두고 중국 당국이 대기질 개선을 위해 감산 조치를 시행한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당산(탕산)의 독립 압연업체 35곳이 8월 16일부터 25일까지 날씨에 따라 수시로 조업을 중단하고, 25일부터는 전면 조업 중단에 들어갈 예정이다. 실제로 일부 기업은 이미 관련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빌릿 가공 생산량은 하루 약 9만 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미중 '관세 휴전' 연장 소식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주 미국과 중국은 관세 유예 조치를 다시 한 번 90일 연장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90일 동안 24% 추가 관세 유예 기간을 90일간 이어가기로 했다.

원가 강세도 철강 가격을 뒷받침했다. 산둥성 일부 코크스 공장은 열병식 행사를 앞두고 8월 16일부터 9월 초까지 생산량을 30~50% 감축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이와 맞물려 코크스 업체들의 가격 인상도 이어졌다.

하지만 7월 중국 주요 경제지표가 올해 들어 가장 부진한 수치를 보이면서 시장 분위기가 얼어 붙었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5.7% 증가하며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소매판매는 3.7% 증가에 그치며 작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1~7월 누적으로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7월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대비 5.3% 감소해 코로나19 초기 이후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7월 도시 실업률도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5.2%를 기록했고, 신규 주택 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가며 부동산 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경제 지표 악화로 상승분이 일부 상쇄됐으나, 중국 철강 가격은 여전히 강보합 흐름을 이어갔다. 15일 상하이 지역 기준 H형강과 아연도금강판은 전주 대비 각각 1.2% 상승했고, 중후판은 0.9%, 컬러강판은 0.8%, 열연·냉연은 각각 0.3% 올랐다. 반면, 선재와 철근은 각각 0.6% 하락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수익성이 양호한 철강사들이 여전히 높은 생산 의지를 유지하는 가운데, 비수기 영향으로 수요는 줄고 재고는 누적되며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주 5대 철강재 생산량은 871만 6,300톤으로 전주 대비 0.3% 증가했으며, 명목소비는 831만 200톤으로 1.7% 감소했다. 재고는 1,415만 9,700톤으로 2.95% 증가했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중국 철강 시장은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지만, 원가 지지력이 여전히 강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철강재 가격이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중국 상하이 철강 가격, 자료: 마이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