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망-STS] ‘중국발 상승 기류와 하방 압박의 충돌’
상승의 불씨와 하방 압박이 맞물리며 스테인리스 시장이 8월 분기점을 맞이했다.
중국 내수 가격 반등과 인니 청산의 오퍼 인상 기조가 강세 기대감을 자극하는 가운데, 계절적 비수기·수요 부진·재고 부담 등 약세 요인이 여전히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단순한 가격 방어 국면을 넘어, 반등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여부가 업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상반기를 지나 7월 비수기의 정점을 통과한 업계는 여전히 뚜렷한 회복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8월을 맞이했다. 영업일수 감소와 주요 수요산업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장은 ‘강세 기류’와 하방 압박’이 공존하는 복합 국면에 들어섰다.
본지 연구소가 조사분석한 8월 BSI 전망에서도 업계의 부정적 응답이 여전히 높았던 가운데, 8월에도 재고 소진과 가격 방어가 시장의 키워드로 떠오르며 치열한 판매 환경이 지속질 것으로 예상됐다.
8월 초 기준 LME 니켈 가격은 톤당 14,600~14,980달러 선으로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인 약세 흐름에선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월 현재까지 월 평균 가격은 전월 대비 약 190달러 하락했다.
2분기 이후 니켈가격의 변동 폭 축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라는 구조적 부담은 여전하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 중국 및 아시아 내수 부진이 단기 반등을 가로막는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인도네시아의 니켈 채굴계획서(RKAB) 유효기간 단축안이 확정될 경우 단기 가격 반등 가능성도 열려 있다.
원·달러 환율은 8월 초 기준 1,370원 안팎에서 등락하며, 7월 대비 소폭 강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주요 금융기관들은 8월 평균 환율을 1,365~1,375원 수준으로 예상하며, 미국의 관세 정책, 금리 차, 지정학 리스크 등 달러 강세 요인이 당분간 원화 약세 압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간 변동 구간은 최저 1,350원대 초반에서 최고 1,390원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7월 수입량은 5~6월 대비 감소했지만, 3분기 쿼터 물량이 이미 계약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8~9월 중 인도네시아산 물량이 순차 입고될 전망이다. 8월 수입 물량은 7월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5~6월 수요 대비 크게 늘어난 수입 물량이 아직 유통시장 내에서 완전히 소화되지 못해 8월 수입 물량 역시 부담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
7월 수입재 감소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의 전반적인 수요 회복세는 미약하다. 실수요 시장으로 이동한 물량이 적고, 유통 단계 내에서의 재고 회전율도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8월 역시 계절적 비수기와 짧은 영업일수, 경기 회복 신호 부재로 인해 뚜렷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8월 최상의 시나리오로는 현재 가격 수준을 방어하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며, 월말 판매목표 달성을 위한 출혈 경쟁이 발생할 경우 약세 전환도 배제하기 어렵다.
중국 내수 선물·현물 가격은 7월 중순 이후 상승세를 보였으며, 중국 정부의 마이단 수출 규제와 감산 정책에 따른 기대감이 형성됐던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중국 역시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전 세계적인 무역 규제 영향으로 수출 물량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어 실질 가격 상승 모멘텀의 지속성에는 의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청산은 중국 내수 강세에 힘입어 최근 2주간 약 70달러의 오퍼가 인상을 단행했다. 주요 메이커들도 수익성 방어 차원의 인상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아시아 전역의 침체된 수요 여건이 이를 얼마나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만약 중국 시장의 강세 혹은 강보합세가 8월 내내 유지된다면, 중순 이후 하나 둘 제시될 한국향 10월적 오퍼가격은 4분기 최저가격 수준보다 훨신 높게 제시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정리하자면, 8월 스테인리스 시장의 향방은 몇 가지 주요 변수에 좌우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5~6월 집중 입고된 수입재 물량이 얼마나 빠르게 소진되는지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유통 단계에 쌓인 재고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는다면 가격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대로 재고 부담이 완화될 경우, 내수 시장의 가격 방어력은 한층 높아질 수 있다.
환율 흐름 역시 주요 변수다. 원·달러 환율이 강세 기조를 유지한다면 수입 원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이는 시장에서 가격 하방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유통업체와 수입업계 모두 가격 정책 조정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수·수출 가격의 흐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강세가 이어진다면 아시아 전반의 가격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으나, 중국 내수 부진으로 다시 약세장으로 전환될 경우 상승 모멘텀은 쉽게 약화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청산을 비롯한 주요 메이커의 오퍼 가격 정책도 변수다. 메이커들의 인상 의지가 시장에 얼마나 수용되느냐에 따라 8월 후반~9월 초 가격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건설·기계 등 주요 수요산업의 발주와 회복 시점이 시장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발주가 늘고 가공 물량이 늘어나는 등 실수요가 살아나야만 가격 방어 수준에서 벗어나 반등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8월까지는 이 같은 회복 신호가 가시화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대다수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