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중국] 감산 소식에도 ‘관망 모드’

- 정치국 회의 실망감… ‘반내권’ 정책 기대 무색 - 일부 지역 감산 돌입 예정… 코크스 부문 감산 전망도 - 업계 “과거에도 열병식 앞두고 환경 규제 단행"

2025-08-11     김은주 기자
상하이 지역 품목별 가격(현물) 추이

이달 중국 일부 지역에서 감산에 돌입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지만, 중국 철강시장은 아직 뚜렷한 흐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 열린 정치국 회의에서 감산에 대한 별다른 내용이 없어 실망감이 컸던 만큼,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이다. 

지난 7월 중국 정부는 과도하고 소모적인 경쟁을 지양하는 이른바 ‘반내권(反内卷, 과열경쟁 방지)’ 정책을 발표하며 공급 측 개혁에 대한 기대를 높였으나, 정치국 회의에서 이렇다 할 내용이 제시되지 않자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이후 이달 들어 일부 지역에서 감산 소식이 전해졌지만, 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이달 15일부터 말까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고로 가동률과 소결 공정을 30% 줄이고, 9월 초에는 고로 가동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는 소식이 시장에 퍼졌다. 원료인 코크스 부문에서도 감산이 시행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감산 배경에 대해 "오는 9월 열리는 열병식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환경 규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5년 9월 전승절 열병식 당시 베이징·톈진·허베이·산시·산둥·네이멍구 등지에서는 강도 높은 환경 규제를 시행함에 따라 일부 지역 철강사들의 생산이 절반 이상 줄거나 중단된 바 있다.

시장에서 감산에 대한 신중론이 커지면서 8일 중국 철강 가격은 품목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상하이 기준 선재와 철근은 전주 대비 각각 0.6% 하락한 반면, 열연은 1.2%, H형강은 0.9%, 냉연은 0.3%, 아연도금강판은 0.2% 상승했다. 컬러강판은 전주와 동일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생산량은 전주 대비 소폭 증가한 반면, 수요는 소폭 감소했다. 마이스틸에 따르면 지난주 중국 주요 5대 철강재 생산량은 869만 2,100톤으로 0.2% 늘었으며, 특히 철근과 선재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명목수요는 845만 7,400톤으로 전주 대비 0.7% 감소했다. 이 중 봉형강류는 3.4% 증가했으나 판재류는 2.8% 감소해 품목별 흐름이 엇갈렸다.

원료 부문에서는 철광석 가격이 전주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코크스 가격은 강세를 이어갔다. 지난주 코크스 가격은 톤당 1,370위안으로 전주 대비 약 50위안 올랐다. 이는 4일 중국 주요 코크스 생산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 데 따른 것으로, 이번만 다섯 번째 인상이다. 이들 업체는 원가 부담을 이유로 7월 중순 이후 가격 인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으며, 현재까지 누적된 가격 인상 폭만 톤당 250~275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