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스크랩 매입價, '제강사 물량 확보전'에 추가 상승 여력

- 재고·제품가 부담에도 제강사 물량 확보전 이어지면 단기 추가 상승 가능

2025-08-11     곽단야 기자

철 스크랩 매입가격의 추가 상승 여력이 강하다는 전망이 업계에서 제기된다.

기존에는 공급 부족과 수입 감소가 주요 상승 요인으로 꼽혔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다른 해석도 내놓고 있다. 단순한 원료 수급 문제가 아니라, 완제품 시장 점유율을 지키려는 제강사 간 경쟁이 매입가를 떠받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국내 주요 철근 제강사는 8곳으로, 업계에서는 “내가 판매를 줄이면 경쟁사가 그 자리를 메운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잃은 거래처를 다시 회복하려면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돼도 거래망 유지를 위해 조업을 유지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재고가 일정 수준 쌓여 있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거래처 납품은 한번 멈추면 곧바로 다른 공급사로 이전되기 때문에 단기 손실보다 장기 점유율 하락을 더 경계한다. 이 때문에 고정비 부담이 크더라도 생산을 멈추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생산이 지속되면 원료 확보 경쟁도 불가피하다. 여름철 휴가와 설비 보수, 폭염이 겹쳐 철 스크랩 발생량이 줄어든 시기에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 “내가 못 가져오면 남이 가져간다”는 심리가 매입가를 떠받치는 구조다.

여기에 수입 물량마저 크게 줄었다. 올해 철근 제강사의 미국산 계약은 전무하고 일본산 계약도 예년 대비 감소했다. 이마저도 판재특수강 업체에서의 계약이 주를 이뤄, 철근 제강사향 물량은 더 적은 상태다.

이에 국내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제강사 간 물량 확보전이 이어진다면 매입가격은 단기적으로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철근 재고가 30만 톤을 웃돌고, 시중 유통가격이 톤당 70만 원 미만으로 내려온 점은 매입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소다.

업계에서는 “철 스크랩 값이 더 오르면 일부 수요는 수입으로 돌릴 가능성도 있다"며, "점유율 방어 심리가 강한 건 맞지만, 제품 시장이 받쳐주지 않으면 매입가 상승세가 오래가긴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