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철강 무역장벽 확산...EU·韓·日 등 시장 방어 나서
- 철강 수입 전이 우려 속 철강 보호무역 기조 강화 - EU, 내년 세이프가드 종료 앞두고 새 입법 절차 착수 - 한국, 중국·일본산 열연에 28~33% 잠정관세 건의 - 대만, 중국산 열연에 16.9~20.15% 반덤핑 관세 부과 - 일본, 중국·대만산 스테인리스 냉연제품 반덤핑 조사 착수
전 세계적으로 철강에 대한 무역 장벽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재집권 후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철강 수입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이후, 주요 철강 수출국을 겨냥한 글로벌 무역 긴장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특히 유럽연합(EU)과 영국 등 유럽은 물론, 캐나다를 비롯해 대만, 일본, 한국 등 동북아 주요국들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와 반덤핑 관세 등 자국 시장을 방어하기 위한 무역구제 조치를 잇따라 도입하거나 강화하고 있다.
EU, 세이프가드 종료 앞두고 새로운 제도 마련 착수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2026년 6월 30일 종료 예정인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를 대체할 신규 제도 마련을 위한 공개 의견 수렴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철강 생산 과잉 및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인한 EU 시장 내 수입 전이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의견 수렴은 8월 18일까지 진행되며, 철강 공급망 전반의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할 수 있다. 집행위는 이를 바탕으로 3분기 중 입법안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영국, 자국 맞춤형 세이프가드 제도 설계 착수
영국 정부 역시 자국 세이프가드 제도가 EU와 마찬가지로 2026년 6월 종료를 앞두고 있어, 이를 대체할 새로운 무역구제 조치 설계를 위해 산업계 의견 수렴에 착수했다.
영국 정부는 철강 생산자 및 관련 업계에 생산 및 수입 현황, 기존 조치의 효과,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과 데이터를 요청하고 있으며, 제출 마감일은 오는 7일이다. 해당 자료는 향후 영국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한 제도 설계에 활용될 예정이다.
캐나다, 쿼터 초과분 50% 고율 관세…중국산에는 추가 관세도
캐나다는 지난 6월 27일부터 새로운 무역구제 조치를 시행했다.
새 제도는 평판재, 봉형강, 파이프·튜브, 반제품, 스테인리스강 등 5개 품목에 대해 분기별 수입할당(쿼터)을 설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 여기에 더해 중국산 '용강 및 주조(melted and poured)' 철강 제품에는 추가로 25% 관세가 적용된다.
다만 미국, 멕시코, 한국, EU 회원국 등 캐나다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는 예외로 분류된다.
한국, 중국 및 일본산 열연에 28~33%대 예비판정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지난 7월 24일, 중국산 및 일본산 열연에 대해 잠정 덤핑방지관세 부과를 기획재정부에 건의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일본산 열연에는 31.58~33.57%, 중국산에는 28.16~33.57%의 예비 잠정 관세율이나온 가운데 기재부는 약 한 달간의 심의를 거쳐 부과 여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중국산 열연 후판에 대해서는 잠정 관세가 적용 중이다. 바오우 27.91%, 사강 29.62%, 샹탄 38.02%, 기타 업체 31.69%의 세율이 부과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후판에 대한 최종 판정은 오는 21일 무역위에서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약 한 달간의 행정 절차를 거쳐 기획재정부의 최종 관세 부과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 중국산 열연에 잠정 관세 부과...10월 최종 판정
대만 정부가 지난 7월 3일부터 중국산 열연에 반덤핑(AD) 잠정 관세를 부과했다.
대만 재정부와 경제부는 27일 중국산 특정 열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 결과, 해당 제품의 덤핑 사실과 이로 인한 자국 산업의 실질적인 피해가 있었다고 잠정 판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바오산강철주식유한공사, 바오강잔장강철유한공사, 상하이메이산강철주식유한공사 및 관련 제조사에 16.9%, 그 외 중국 제조사 및 수출업자에는 20.15%의 세율이 각각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4개월간 한시 적용되며, 최종 판정은 오는 10월 말 발표될 예정이다.
일본, 中·대만산 STS 냉연 제품 조사 개시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22일 중국 및 대만산 스테인리스 냉연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일본제철의 청원에 따라 시작됐으며, 청원서에 따르면 해당 제품이 중국 내 가격보다 20~50%, 대만 내 가격보다 3~20% 저렴한 가격에 일본으로 수입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본 당국은 1년간의 조사를 거쳐 최종 조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