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절기 철 스크랩 발생량 감소···공급 우려 지속

- 건설경기 부진·장마 겹쳐 발생량↓···체감 입고 평시 절반 수준 - 국내 자급률 95% 시대, 발생량 변화가 곧 공급 변동

2025-08-01     곽단야 기자

철 스크랩 시장이 하절기 비수기와 건설 경기 침체, 제강사 감산 등이 겹치며 발생 기반이 위축되고 있다. 업계는 발생량이 평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며 공급 불안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입고량이 평시 대비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7월 중순 이후 하루 입고량이 체감상 절반 정도 수준인 것 같다. 야드에 물량이 들어오는 빈도 자체가 줄었다”고 전했다. 야드별 차이가 있겠지만 예년 비수기보다도 줄었다는데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발생량 감소의 배경에는 건설경기 위축이 가장 먼저 지목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지난 6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에 따르면, 종합실적지수는 73.5, 신규수주지수는 68.9로 건설사들의 체감경기와 수주 여건 모두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돌고 있다. 

특히 주택 부문 신규수주지수는 전월 대비 8.9포인트 급락해 철거 및 구조 해체 기반 스크랩 발생 감소 우려에 힘을 싣는다. 

공급 축소는 단순한 발생량 감소에 그치지 않고 시장 전반의 수급 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수도권의 대표적인 스크랩 소비처인 동국제강 인천공장은 지난 7월 22일부터 약 4주간 조업을 중단했으며, 현대제철 인천공장도 오는 8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정비 일정에 돌입했다.

철 스크랩 발생량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매입 수요까지 주춤하면서 유통 현장에서는 물량 흐름이 멈춘것 같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8월 중순 이후 수급 반등과 함께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제강사들은 매입단가 인하를 자제하고 선제적으로 재고 확보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발생량을 선제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공식 지표가 없고, 생산업계의 감산 강도도 유동적이라는 점에서 섣부른 가격 예단은 이르다는 시각도 동시에 존재한다.

시장 수급 흐름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철 스크랩 구매량 통계를 봐도 비슷한 흐름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4년까지 7월과 8월 사이 철 스크랩 구매량은 평균 –10.9% 감소했으며, 2024년에도 –14.1%로 평균 이상의 하락 폭을 기록했다.

한편, 2025년 5월 기준 철 스크랩 자급률은 95.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철 스크랩이 발생된 만큼만 유통되는 자급형 구조가 고착화 되는 모습으로도 풀이된다.

과거처럼 수입 장기계약이 부재하기 때문에 사용량 충족분만큼 물량을 확보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수입 대체 여지가 제한된 상황에서 발생량 변화는 직접적으로 시장 수급에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