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율 관세에 車 생산 불확실···생철 발생량도 줄어드나
- 상반기 車 생산·스크랩 발생 안정세···하반기엔 수출 둔화가 변수 - 국산 고급 스크랩 공백 땐 판재특수강 중심으로 수입 수요 증가 전망
고급 스크랩(생철) 발생량이 하반기부터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상반기까지는 국내 자동차 생산이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고, 이에 고급 스크랩 공급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미국발 고율 관세 여파로 수출이 둔화되자, 국내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국내 자동차 생산은 211만 1,104대로, 전년 동기(214만 5,282대) 대비 1.6% 감소하는 데 그쳤다. 생산이 비교적 안정되며 자동차 차체 및 부품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급 스크랩도 일정 수준을 유지했고 시장 수급에도 뚜렷한 이상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변수는 하반기부터다. 미국이 지난 4월부터 한국산 승용차 및 부품에 대해 25% 고율 관세를 적용하면서 수출 여건이 악화됐고, 실제 6월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1% 감소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현재 미국·멕시코 등 해외 공장을 중심으로 생산을 조정하고 있지만, 북미향 전기차·SUV 중심의 수출 구조를 고려하면 국내 공장도 중장기적으로 감산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생산 공장은 고급차종과 친환경차의 비중이 높아 수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만으로는 생산을 감당하기 어렵다. 수출 차질이 이어질 경우 국내 생산 축소는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자동차 생산이 줄면 고급 스크랩 발생량도 자연히 감소하게 된다. 이 스크랩은 일정한 품질과 규격을 갖춰 고급강 전기로 생산에 적합하며, 주로 자동차 생산 관련 공정에서 배출되기 때문에 발생량 감소 시 시장에서 부족감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국내 생철 발생량은 연간 약 400~450만 톤으로 추정되며, 이 중 절반가량인 220만 톤이 자동차 공정에서 발생한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철근 제강사들의 수입은 올 상반기에 저조했지만 판재특수강 계열 업체들은 일정 수준의 고급 스크랩 수입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하반기 국내 발생이 줄어들 경우 이들 업체를 중심으로 수입 확대 가능성이 다시 부상할 수 있다. 일본, 미국 등 기존 수입선에서의 물량 확대가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최근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를 기존의 잠정 27.5%에서 15%로 인하받았다. 이는 한국에 적용되는 25%보다 낮은 수준이다.
반면 한국은 아직 별도 감면 협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여서 관세 장기화에 따른 수출 차질과 국내 생산 압박 가능성은 더 큰 리스크로 남아 있다.
하반기 완성차 생산 향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고율 관세 장기화와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국내 생산 조정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에 철 스크랩 시장에서도 고급 스크랩을 중심으로 수급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