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중국 철강가격, 도대체 왜?

- 철근·열연 선물, 이달 초 대비 누적 상승 폭만 약 15% - 중국 당국, '과열경쟁' 지적하며 낙후 생산설비 퇴출 언급 - 10대 중점산업 공급개혁 예고...가격 반등 도화선 - 점진적 감산에 무게...수요 회복 동반되어야

2025-07-23     김은주 기자

중국 철강시장이 감산 이슈와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파른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철강시장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의 선물가격이 오르면서 현물시장도 덩달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22일 기준 철근과 열연 주력 선물은 이달 초 대비 15% 뛰면서 보기 드문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다. 

중국 SHFE 열연 선물가격 추이, 자료: Cngold

이번 가격 급등의 가장 큰 배경은 '감산 기대감'이다. 이달 초 중국 정부는 철강을 비롯한 주요 산업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과열경쟁을 지적하며, 낙후된 생산설비의 퇴출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후 당산(唐山), 산서(山西) 등 주요 철강 생산지역에서 실제 감산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한차례 고조됐다.

하지만 얼마 못가 감산 실효성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며 시장은 진정세를 보였지만, 17일을 기점으로 선물가격이 다시 폭등세로 전환됐다. 이는 중국 정부가 철강·비철금속·석유화학·건자재 등 10대 중점 산업을 대상으로 공급 측 개혁안을 곧 발표할 것이라는 예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는 구조조정 및 낙후 생산능력 퇴출 등의 조치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달 말 예정된 정치국회의에서 구체적인 감산 정책이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며 가격 상승에 불을 지폈다. 앞서 지난 3월 양회에서 이미 철강산업 감산 필요성이 언급됐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정책이 실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 가시화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정부가 부양책을 병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철강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

하지만 감산과 관련해서는 중국 안팎에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복수의 해외 매체들은 대규모 감산보다는 점진적인 감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감산 규모가 2,000만 톤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정부가 감산을 기업 자율에 맡긴 상황에서, 철강사들 역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감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감산에 한계가 있다보니 철강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번 가격 급등은 단기간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철강 최대 수요처인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어야만 실질적인 수급 개선이 이뤄지면서 추세적인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6월 부동산 개발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했고, 신규 착공 면적도 9.1% 줄어들며 회복세가 미미한 상황이다. 

향후 정치국회의 결과와 더불어 실제 감산 이행 여부, 부동산 경기의 방향성 등이 중국 철강가격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