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덤핑·관세 영향 속 韓 열연강판 수출 ‘지형 변화’

- 상반기 열연 수출 231만 톤 돌파...전년比 21.3%↑ - 브라질·베트남·이탈리아 약진, 주요국 대부분 후퇴 - 무역장벽이 흐름 좌우…“AD·쿼터·관세 영향 커” - 평단가 572달러...미국·인도·일본 ‘고가’ 베트남 ‘저가’

2025-07-22     박현욱 선임기자

올해 상반기 한국의 열연강판 수출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열연광폭강대(이하 열연강판) 수출 물량은 총 231만7,224톤으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21.3% 증가했다.

상반기 수출국 순위에도 변화가 생겼다. 인도가 여전히 1위를 유지한 가운데, 베트남은 전년 4위에서 2위로 껑충 뛰었다. 일본은 한 계단 내려선 3위를 기록했으며, 브라질은 지난해 순위권 밖에서 4위로 신규 진입했다. 이탈리아(5위), 튀르키예(6위), 미국(7위), 대만(8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참조: 한국철강협회

이 같은 수출 물량 변화는 각국의 통상 정책과 반덤핑(AD) 규제 등 대외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물량이 수출된 국가는 인도로, 34만 5,620톤 이상이 공급됐다. 이어 베트남은 30만 4,127톤의 물량을 보냈다. 일본, 브라질, 이탈리아향도 각각 20만 톤 이상이 수출됐다. 미국과 튀르키예향 수출은 모두 10만 톤을 웃돌았다.

눈에 띄는 점은 브라질과 이탈리아, 베트남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주요 수출국 대부분에서 수출 물량이 오히려 줄었다는 점이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 물량이 증가한 국가는 세 나라뿐으로, 인도·일본·미국·튀르키예향 수출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참조: 한국철강협회

이처럼 국가별 수출 실적 증감의 배경에는 무역장벽 강화와 수입규제 변화가 있었다.

먼저 베트남의 경우 지난 3월부터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AD 조치가 시행되면서, 한국산 제품이 대체재로 부상해 수출이 증가했다. 브라질의 경우도 지난해 하반기 쿼터 도입 이후 한국산 열연 수입이 본격화되며 물량이 급증했다.

반면 미국은 올해 3월부터 쿼터 폐지 후 25% 관세가 적용되었으며, 6월에는 수입 철강재에 대한 관세가 50%까지 인상됐다. 여기에 철강 간접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상계관세(CVD)까지 확정될 경우, 하반기 수출 여건은 한층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최대 수출국이었던 인도 역시 올해부터 철강재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도입하면서, 한국향 물량은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 밖에 없었다. 튀르키예의 경우 지진 재건 수요가 감소하고 내수 회복세가 강화되면서 수입 수요가 줄어드는 분위기다.

참조: 한국철강협회

가격 측면에서도 국가별 편차가 컸다. 상반기 열연강판 전체 평균 수출 가격은 톤당 572달러로 나타났다. 일본(615달러), 인도(608달러), 미국(656달러) 등 세 나라만이 평균 단가를 상회했다. 이는 통상 장벽이 높아진 국가일수록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수출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베트남은 평균 수출 단가가 톤당 497달러로 주요 수출국 중 가장 낮았다. 현지에서 중국산 범용재 수입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가격을 맞춘 결과로 분석된다.

참조: 한국철강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