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중국산 열연 AD 판정...한국과 차이는?
- 한국-베트남, 중국산 열연 덤핑 조사 시점 동일 - 베트남, 잠정보다 최종판정서 더 높은 관세 부과 - 일각선 수입 물량 및 단가 등 단순 비교 어려워
베트남이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해 최대 27.83%의 반덤핑 관세 부과를 최종 확정하면서, 유사한 시점과 조건에서 같은 품목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한국의 움직임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는 오는 24일 중국산 및 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사 개시일은 지난 3월 4일로, 베트남(2024년 7월 26일)보다 늦지만, 조사 대상국과 조사 기간은 대부분 유사해 향후 조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사례로 주목받는다.
양국 모두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1년을 덤핑 조사 기간으로 설정했다. 베트남은 중국과 인도산 제품을, 한국은 중국과 일본산 열연강판을 대상으로 한다.
한국-베트남, 조사 기간-대상국 동일…비슷한 관세 수위 예상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지난 6일부터 중국산 열연에 대해 23.10~27.83%의 반덤핑 관세를 최종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베트남 정부의 열연 조사 대상은 두께 1.225mm, 폭 1,880mm 이하, 탄소 함량 0.3% 이하의 탄소강 및 합금강 열연강판으로, HS코드는 7208, 7211, 7225, 7226 등이다.
잠정 관세 조치 후 예외 대상인 중국산 광폭 열연(폭 1,880mm 이상) 수입이 늘어나면서, 베트남 고로업계는 광폭 열연에 대해 최종판정에서 관세 적용을 요청했지만, 베트남 당국은 자국 내 부족한 생산능력을 고려해 광폭열연을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국의 경우 열연 AD 대상 품목 범위를 베트남 보다 더 넓게 설정했다. 폭 1,880mm 초과 제품까지 포함되며, HS코드도 보다 세분화 돼 7208, 7209, 7211, 7225, 7226 등 40여 개에 달한다.
예비판정 및 최종판정에서 업계 관심을 끄는 것은 관세 수위와 예외 품목이다. 베트남 측은 자국 철강업계 피해를 근거로 업체별로 19.38~27.83%의 잠정 관세를 제시했고, 신청인이 주장한 중국산 평균 덤핑률은 27.83%에 달했다.
참고로 현대제철이 제시한 중국산 열연에 대한 덤핑률이 33.1%로, 베트남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일본산에 대해서도 28.7%의 덤핑률을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과 한국의 중국산 열연 조사 시점과 구조가 매우 유사한 만큼, 베트남 당국의 결정이 일정 부분 참고자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단순 비교 어려워”…한국은 별개 판단 가능성도
일각에서는 베트남 사례를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시장 여건, 수입 규모, 국내 철강업계의 경쟁 구도, 수요 구조 등이 상이하다는 점에서다.
한국의 경우 중국산 열연 수입 비중 및 물량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주요 수요처는 일정 품질 기준과 안정적 공급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수입산 의존도가 다르며, 피해 인과관계 판단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비판정 결과에 따라 수입시장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된다.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경우, 수입산 열연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국내 가격 상승, 수입선 다변화, 대체재 확보 등 후속 대응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현재 중국산 열연은 가격 경쟁력 때문에 일정 물량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었지만, 관세가 현실화되면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로 수입선을 재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예비판정 이후 업계 전반의 전략 변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