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망-철 스크랩] 감산 지속···방어적 매입과 유통 전략 전환

- 수요는 더 줄고, 매입은 더 까다롭게···불안과 탐색의 하반기 - 철강 수요 침체 지속···감산 기조 속 제강사 매입은 신중 모드 - 공급업계는 수출 확대·납품처 다변화로 돌파구 마련 나서

2025-07-16     곽단야 기자

2025년 하반기 철 스크랩 시장은 좀처럼 회복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철강 수요 부진이 여전한 가운데, 제강사들은 감산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매입 전략도 더욱 신중해졌다. 상반기부터 이어진 이 흐름은 하반기에도 큰 틀에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 상반기 철 스크랩 시장은 거래량과 가격이 동시에 줄었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1~5월 국내 일반용해용 철 스크랩 구매량은 약 641만 톤(국내 581만 톤, 수입 60만 톤)으로 전년보다 15% 넘게 줄었다.

이는 제강사들이 상반기 내내 철근·형강 등 건설자재 출하 부진과 가격 약세, 그로 인한 감산 기조를 유지한 데 따른 결과다. 수익성 방어를 위해 매입을 줄이고 저비용 물량 확보에 집중하면서 전체 거래량 자체가 위축됐다.

가격 역시 하락 흐름을 보였다. 수도권 기준 중량A 매입단가는 1월 톤당 40만 3,000원에서 6월 34만 7,000원으로 하락했으며 주요 등급 모두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제강사들의 감산과 수익성 방어 전략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건설투자가 전년 대비 6.1% 감소할 것이라 내다봤다.

상반기보다는 다소 낙폭이 줄겠지만, 철근·형강 제품 수요가 뚜렷하게 반등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수요 자체가 약한 상황에서 제강사들이 대규모로 스크랩을 매입할 동력은 부족하다.

하반기에는 제강사별 맞춤형 매입 전략이 더 정교해질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도 단가 인하는 제강사마다 시기와 폭이 달랐고 일부는 매입을 억제하기 위한 선제적 인하를 했다.

다른 일부는 제한적인 특별구매를 통해 필요한 물량만 확보했다. 이러한 흐름은 하반기에도 유지되며 시장을 더욱 조심스럽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공급업체들은 제강사 중심의 납품처에 의존해왔지만, 반복되는 단가 인하와 매입 제한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수요처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동안 총 13만 톤 이상의 스크랩이 수출됐다. 하반기 초에도 수만 톤 규모의 추가 계약이 진행 중이며, 이같은 흐름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출 단가가 내수보다 높게 형성되는 국면에선 ‘선별 수출’이 납품보다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다. 다만 선적 조건, 운임, 계약 안정성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대규모 전환은 어렵다는 현실적 제약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스크랩 수요 확대가 예고돼 있다. 포스코가 광양에 전기로 설비를 신설하며 중장기적 스크랩 확보전의 신호탄을 쏜것이다. 이는 기존 고로 중심의 생산 방식에서 전기로 전환이 본격화되는 흐름 속에서, 고급 스크랩 수요가 새로운 경쟁 구도로 형성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단기적으로는 조용한 움직임이지만 공급업체들 입장에선 향후 ‘포스코향’ 스크랩에 대한 대응력을 미리 갖춰야 하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 한편 신설 예정인 전기로 규모는 약 250만 톤 수준으로 알려졌다.

결국 2025년 하반기 철 스크랩 시장은 철강 수요 약세와 감산 기조가 매입을 억제하는 가운데 단순한 수급 조정보다 매입·공급 전략이 바뀌는 전환기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 불확실한 시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급 양측 모두에게 민첩하고 유연한 전략이 요구되는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