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스틸 인수한 일본제철, 10년 내 세계 조강 생산 1위 탈환 노린다
- US스틸에 110억 달러 투자...생산능력 2000만 톤 확장 - 인도에선 아르셀로미탈과 합작 1,500만 톤 체제 구축 - 슬로바키아 US스틸 제철소 생산능력 1,000만 톤으로 증설 - 중국의 글로벌 확장 대응...인도, 태국 등 신흥국 생산기반 강화
최근 미국 US스틸 인수를 마무리한 일본제철이 향후 10년 내 연간 1억 톤 체제를 구축하고 세계 철강 생산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제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일본 니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음 세대에 꿈과 가능성을 남겨줄 수 있는 세계적인 철강사가 되겠다”며 중장기 비전을 밝혔다.
참고로 지난해 기준 조강 생산능력 1위는 중국 바오스틸로 1억 3,009만 톤에 달한다. 일본제철은 4,364만 톤으로 4위며, US스틸의 생산량(1,418만 톤)을 더하면 총 5,782만 톤으로 3위인 중국 안스틸(5,955만 톤)을 넘지 못 한다.
다만, 향후 일본제철이 생산량 1억 톤 달성하더라도, 바오스틸에는 못 미치지만, 현재 2위인 아르셀로미탈(6,500만 톤)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장기적으로 바오스틸과의 1위를 두고 경쟁할 공산이 크다.
이를 위해 일본제철은 2028년까지 US스틸에 110억 달러를 투자해 현재 1,418만 톤인 US스틸의 조강 생산능력을 2,000만 톤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일본제철은 US스틸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부족한 프리미엄 제품 부문에서 기술 우위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첫 번째 목표로 전기강판 생산 확대다. 이를 위해 일본제철은 기술자 40명을 현지에 파견해 신제품 개발과 공정 효율화를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미국 내 시장 점유율 확대도 주요 과제다. 현재 약 15% 수준인 US스틸의 시장 점유율을 고품질 제품을 무기로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US스틸 인수 과정에서 일본제철은 미국 정부와의 신뢰 구축에도 공을 들였다. 황금주(거부권 주식)를 발행해 정부 승인 아래 인수를 마무리했고, 생산능력 유지에 대한 국가안보협정도 체결했다. 이에 대해 하시모토 회장은 “미국의 철강 자급률이 55%에 불과해 생산 확대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제철은 중국 철강사의 글로벌 확장에 대응해 인도와 태국 등 신흥국에서의 생산기반도 강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인도에서는 아르셀로미탈과의 합작법인을 통해 향후 10년간 1,500만 톤의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유럽에서는 슬로바키아에 위치한 US스틸 제철소의 생산능력을 현재 450만 톤에서 1,000만 톤으로 증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처럼 일본제철은 글로벌 전역에 걸친 생산 확대를 통해 2024년 기준 5,782만 톤인 조강 생산능력을 10년 내 1억 톤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하시모토 회장은 “일본의 조강 수요는 현재 연간 5,000만 톤 수준에서 정체 중이며, 앞으로는 4,000만 톤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일본이 기술력을 해외에 확산하는 ‘마더팩토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