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철강신문 특약] 인도, “2030년 철 스크랩 부족 1,500만 톤”

- 건설·인프라 호황에 철강 수요 폭증···DRI·고로 설비 확충 본격화 - 스크랩 발생량 증가 더뎌 수입 의존 불가피···일본 등 공급국에 기회 - 그린스틸 분류체계 도입···인허가·용적률 완화 등 정책 인센티브 확대

2025-07-08     곽단야 기자

인도 철강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고로(BF) 설비 확충과 직접환원철(DRI) 생산 확대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철 스크랩의 내수 발생이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수입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본을 포함한 주요 공급국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6월 중순 인도 남부에서 진행된 ‘인도 철강산업 시찰투어’(마이스틸·빅민트 공동 주최) 현장에서, 인도 철강 전문지 빅민트(Big Mint)의 드루브 고엘 CEO는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철강 소비국이며, 철강기업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GDP 성장률(연 6~7%)을 상회하는 속도로 철강 수요가 증가해, 2030년에는 1억 9,200만 톤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의 2024년 철강 수요는 약 1억 3,600만 톤으로 추산된다. 이후 6년간 5,600만 톤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장 시찰단이 방문한 첸나이 지역 등에서는 고속도로와 지하철 건설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었다.

철 스크랩 부족, 2030년 최대 1,500만 톤

빅민트는 2030년 인도 내 스크랩 소비가 6,2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대비 2,000만 톤가량 증가하는 셈이다.

반면, 같은 해 내수 스크랩 발생량은 4,700만 톤에 그칠 것으로 보여, 1,300만~1,500만 톤에 달하는 수입 수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에도 이미 850만 톤 가량의 부족분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엘 CEO는 “인도 철강사들이 스크랩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직접환원철(DRI) 생산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탄소 배출 규제를 본격화하지 않는 한, 이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와 다른 흐름…고로 중심 생산 확대

인도 정부는 현재 약 1억 8,000만 톤 수준인 조강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3억 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에 따라 생산 방식도 현재의 전기로(EAF)·유도로(IF) 중심에서 고로(BF)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현재 전기로+유도로 비중이 55%, 고로는 45%지만, 2030년에는 이 비율이 역전돼 고로가 55%, 전기로+유도로가 4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탄소중립을 위해 전기로 전환을 추진하는 선진국 철강업계와는 반대되는 흐름이다. 고엘 CEO는 “인프라 수요 증가와 함께,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차이나 플러스 원(China+1)’ 전략에 따라 생산거점을 인도로 옮기고 있는 것도 철강 수요 급증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린스틸’ 인증 도입… 인허가·용적률 혜택도

한편 인도 정부는 환경 대응도 병행하고 있다. 2024년 12월, 인도는 ‘그린스틸 분류체계(택소노미)’를 공표했다. 이 제도는 제품 1톤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2톤 이하인 강재를 그린스틸로 정의하고, 1.6톤 이하에는 5성급, 1.6~2.0톤은 4성급, 2.0~2.2톤은 3성급으로 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현장 방문 당시 남인도 주요 철근 제강사들은 “당사 제품은 그린스틸 인증을 받았다”고 강조하며 이를 적극 홍보하고 있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공공기관은 가격이 다소 높아도 그린스틸 제품을 선택해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린스틸 사용에 따른 정책 인센티브도 다양하다. 예컨대, 보통 8~10개월이 걸리는 건축 인허가 절차가 그린스틸 사용 시 3개월 내 우선 승인되는 사례가 있으며, 지역에 따라 용적률(FAR)이 최대 30%까지 완화되기도 한다. 시공된 건물의 임대료가 일반 대비 높다는 장점도 있다.

인도 정부는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2070년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철강산업의 CO₂ 배출량을 2030년까지 톤당 2.5톤에서 2.2톤으로 12%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인도의 고로 중심 생산 전환, 철 스크랩 수입 확대 그리고 그린스틸 정책은 글로벌 철강 공급망에도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일본철강신문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