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전망-열연·후판] 미지근한 기대감
- 저가 수입재 공습에 가격 인상 분위기 상실 - AD 판정 변수 되겠지만, 단기 급등은 제한적 - 수요 회복 모멘텀 부진...가격 지키며 상황 모색
지난 6월 한 달간 국내 열연 및 후판 유통업계는 호가 반영을 시도했지만, 시장에 반영된 인상 폭은 톤당 2만~3만 원 수준에 그치며 '반쪽짜리 가격 인상'에 그쳤다.
중국 및 일본산 열연에 대한 반덤핑(AD) 예비판정을 앞두고 기대감이 형성될 시기였지만, 6월 말부터 수요 악화 및 저가 수입재 공습 등을 이유로 시중 유통가격이 후퇴하면서 전반적인 가격 인상 분위기도 수그러든 모습이다.
저가 중국산 영향에 버티기 들어간 열연
열연 유통시장은 현재 가격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내수 가격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며 한국향 오퍼가격도 하향 조정됐기 때문.
특히, 중국산 Q235B 열연의 수출 오퍼가격이 7월 입항 기준 톤당 440달러대로 제시되며 수입재가 시장 하방 압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가격대의 물량이 최소한 9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국산 열연이 이러한 수입재 가격 압박 속에서 얼마나 가격을 지켜낼 수 있느냐는 점이다.
후판, 반덤핑 효과에도 가격·수요 '정체’
후판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중국산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 발표 이후 중국산 물량은 줄었지만, 시장 가격 흐름은 정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유통망에는 저가 중국산 재고로 인해, 수요 확보가 쉽지 않을뿐더러 일부 수요처에서 중국산을 대신해 대체국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산 후판 오퍼가격은 톤당 590달러, 인도네시아산은 595달러 수준으로 제시됐다. 인도네시아산 오퍼가가 일본산을 상회한 점은 이례적이지만, 일부에서는 이를 중국산을 대체할 새로운 원료 공급선으로 주목하고 있다.
일단 가격 방어에 집중...8월은 가봐야
이달 말 발표가 예상되는 중국 및 일본산 열연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은 업계의 주요 변수다. 앞서 후판의 경우 예비판정 직전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등한 전례가 있어, 열연 역시 일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다만, 열연 유통업계는 이번 예비판정이 당장 시장 가격 반등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이미 유통망에는 저가 중국산 재고가 상당히 쌓여 있어, 잠정관세가 부과되더라도 단기적인 가격 인상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 현재로서는 반덤핑 이슈 외에 뚜렷한 정책 수요 확대 요인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7월 가격이 현 수준만 유지해도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이처럼 힘부친 상황서 유통업계는 7월에는 열연과 후판 모두 공급가격이 동결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유통업체들이 재고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7월에는 가격 방어에 집중하고, 8월 이후 잠정관세 부과 등 정책 변수에 맞춰 가격 인상을 재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후판의 경우 당초 7월 말 발표가 예상됐던 반덤핑 최종판정 일정이 8월 말로 연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잠정관세 부과 이후 가격 인상을 추진했던 메이커와 유통업계 모두 분위기를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메이커 입장에서도 공급가격을 추가로 인상하기엔 수요가 받쳐주지 않고, 수입재 가격도 여전히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AD 효과가 실제 시장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7월 열연 및 후판 시장은 가격과 함께 물량 측면에서 큰 기대를 걸기 어렵고, 현재 가격을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