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철강신문 특약] 인도 철근 제조사, "철 스크랩 직접 가공"

- 유도로 공정 특성에 더해 자체 절단·압축까지···“야드 없는 시장” - 일부는 수입 스크랩 외부 판매도···제조·가공 경계 없는 구조 확인

2025-07-07     곽단야 기자

인도 철근 제조사들이 직접 철 스크랩을 가공하는 독특한 생산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전기로 제강사들과 달리, 인도 현지 철근 업체들은 공장 내에 절단기, 프레스기, 파쇄기 등을 갖추고 스크랩을 자체적으로 처리한다.

지난 6월 중순, 일본철강신문 시찰단이 참여한 ‘인도 철강산업 시찰 투어’에서는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에 위치한 주요 철근 제조업체 4곳(수리야데브, MTC, ARS, 사크티)을 직접 방문했다.

이들 업체는 모두 유도로(Induction Furnace)를 통해 직접환원철(DRI)과 철 스크랩을 혼합해 철근용 빌릿을 제조하고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공장 내부에 스크랩 가공설비를 갖추고 절단·압축 등의 가공을 직접 수행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스크랩 가공까지 자급자족… 일본과 뚜렷한 차이

일본의 전기로 업계는 일반적으로 철 스크랩 가공을 외부 가공업체나 그룹사에 위탁하는 구조다. 일부 제강사는 환경 리사이클 사업 일환으로 대형 슈레더 설비를 갖추고 폐가전이나 차량을 자체 처리하기도 하지만, 철근 공장이 스크랩을 직접 절단·압축하는 사례는 드물다.

반면 인도에서는 제강 공장 내에서 스크랩을 직접 가공하는 모습이 보편화돼 있었다. 시찰단이 방문한 MTC 공장에서는 외관상 슈레더처럼 보이는 장비를 활용해 스크랩을 절단하고 있었는데, 이는 하머가 아닌 날(blade)로 절단하는 전용 장비로 확인됐다.

일본 내에서도 블레이드 방식은 주로 폐플라스틱 등 경량 소재 파쇄에 사용되며, 금속 스크랩을 날로 절단하는 방식은 흔치 않다. 따라서 인도에서 사용되는 이 장비는 일본과는 구조나 용도가 다를 가능성이 있다.

핸드커터 운영… 인력 의존적 방식 유지

또 다른 철근 업체에서는 공장 앞 야외 공간에 ‘핸드커터’로 불리는 절단기 5대를 운영 중이었다. 두꺼운 판재의 절단 잔재물 등을 작업자가 하나하나 기계에 투입해 절단하고 있었으며, 이는 일본 시찰단에게도 생소한 광경이었다.

핸드커터는 말 그대로 작업자 직접 투입 방식이기 때문에 노동집약적인 공정이지만, 인도 현지 근로자의 월급은 300~400달러 수준으로, 현지 기준에서는 무난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 외에도 일부 제강사 현장에는 중국산 프레스기와 인도산 파쇄기가 혼합 운용되고 있었다. 인도 철근 제조사들은 철 스크랩의 절단, 압축, 파쇄까지 전 공정을 자체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제조·가공의 경계 흐려진 인도 시장 구조

일본에는 과거 철 스크랩을 기반으로 성장한 전기로 제강사가 있지만, 현재는 철근 제조업과 스크랩 가공업이 기능적으로 분리되어 있다. 반면 인도에서는 아직 업종의 경계가 명확히 나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시찰 기간 동안 장시간 버스로 지역 간 이동을 했음에도, 일본처럼 독립된 철 스크랩 야드(집하장)는 눈에 띄지 않았다. 이는 인도 내 철 스크랩 자체 발생량이 아직 충분치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이유로 인도 철근 제조사들은 필요에 따라 자체 가공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부 제강사에서는 “수입한 철 스크랩 중 남는 물량은 외부에 판매하기도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즉, 이들은 단순히 자가소비에 그치지 않고, 내수 시장에 스크랩 공급자 역할도 일부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철강신문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