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I] 7월 AD 예비판정 앞두고, 냉랭한 열연시장

- 수요 부진·판매 경쟁에 중국 저가 오퍼까지 - 유통업계, 6월 이어 7월에도 전방위 압박 - 불안정한 호가 인상...6~7월 지표 ‘뒷걸음’

2025-07-04     박현욱 선임기자

지난 6월 열연 유통업계는 판매 호가 인상을 시도했지만, 실제 반영 수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이커로부터의 매입단가는 상승했으나, 이를 최종 유통가격에 충분히 전가하지 못했고, 판매량도 목표 대비 20~30%가량 줄었다는 평가다.

스틸앤스틸 철강연구소가 실시한 열연업계 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대다수가 6월 시장 상황을 ‘전반적으로 어려웠다’고 진단했다. 7월 시장 전망 역시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가격 인상보다 방어 집중...저가 중국산에 발목
지난 5월 열연 메이커마다 가격 인상 정책을 펼쳤던 가운데 다수 유통업체는 6월 초부터 호가 인상을 시도했으나, 당초 호가 목표였던 열연 정품 기준 톤당 85만 원, 수입 대응재 톤당 83만 원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말 기준 유통시장의 열연 정품 가격은 톤당 82만~83만 원, 수입대응재는 78만~79만 원 수준에 형성됐다. 중국산 열연은 톤당 71만~72만 원선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는 6월 초 호가 인상 이후 강종별로 2만~3만 원가량 상승 후 한달 가가이 정체된 양상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5월 말부터 중국 무역업체들 사이에서 확산된 ‘마이단’ 이슈로 인해 저가 중국산 열연 오퍼가 지속 유입되면서, 국내 유통시장에 하방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7월 가격 전망에 대해서도 분위기는 비관적이다. 설문 응답자의 46%가 ‘가격 하락’을 예상했고, ‘보합’ 의견 역시 46%에 달했다. 반면 ‘가격 상승’을 전망한 응답자는 8%에 불과했다. 특히, 7월 중순부터 톤당 440달러대의 저가 중국산 열연이 본격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통업계 내 호가 인상 의지도 사실상 사라진 상황이다.

재고, 점차 과잉 수준으로 이동 중
열연 유통업체의 재고 수준은 대체로 ‘적정~과잉’ 범위에서 유지 중인 가운데 점진적으로 재고 과잉 의견이 증가하는 추세다.

6월 기준 재고가 ‘과잉’ 상태라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46%에 달했다. ‘적정’ 수준이라는 응답은 38%, 반대로 ‘부족’하다고 답한 비중은 15%로 집계됐다. 6월 초에는 다수 유통업체가 호가 인상을 위해 판매를 자제하는 움직임을 보였던 반면, 일부 업체들은 수요처의 요구에 맞춰 가격을 낮춰 대응하면서 재고를 처리했다. 이로 인해 유통업체 간 재고 양극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7월 재고 전망 역시 큰 변화 없이 유사한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고가 ‘과잉’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46%, ‘적정’ 38%, ‘부족’ 15%로 전월과 유사한 분포를 보였다. 다만, 지난달 대비 ‘재고 부족’ 응답 비중이 다소 늘어난 점은 주목된다. 이는 메이커들이 유통향 물량 공급을 조절하고 있어, 유통업체들이 실제 체감하는 재고 수준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신규 수주난 지속…“전월 수준이면 다행”
열연 유통업체의 신규 수주 상황은 여전히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전월 수준만 유지해도 다행”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6월 신규 수주가 전월보다 ‘둔화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85%에 달했다. ‘전월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했다. 6월 들어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호가 인상에 나섰지만, 오히려 신규 수주에는 부담으로 작용하며 수주 악화세가 심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7월 전망 역시 어둡다. 응답자의 85%가 ‘6월보다 더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는 전월 대비 5%p 증가한 수치다. 반대로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15%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계절적 비수기와 함께 뚜렷한 정책적 수요 확대 요인도 부재한 상황에서, 가격 외에는 신규 수주를 끌어올릴 동력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부정적 전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7월 매출도 ‘먹구름’…둔화 전망 압도적
다수의 유통업체에 따르면 7월 매출 규모도 전월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6월 유통업체의 매출 상황은 부진했다. 매출이 ‘전월 대비 줄었다’는 응답은 69%에 달했으며, ‘비슷하다’는 의견은 31%에 그쳤다. 이는 지난 5월 메이커들이 일제히 공급가격을 인상하면서 매입단가는 올랐지만, 시중 유통가격에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6월 주요 유통업체들의 판매 실적은 목표 대비 70~80% 수준에 머물며, 전반적인 매출 둔화로 이어졌다.

7월 매출 규모를 두고, 전월 대비 ‘둔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77%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비슷할 것’이라는 의견은 23%에 그쳤으며, ‘확대될 것’이라는 응답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메이커로부터 열연 매입단가는 보합을 띌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산 저가 물량 유입 등으로 시중 유통가격에 하방 압력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판매량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 매출 감소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수익성 악화 우려 ‘급증’…7월 기대감도 실종
5월부터 채산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6월에 이어 7월에도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는 찾아보기 어려운 분위기다. 오히려 이전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6월 수익성이 전월보다 ‘악화됐다’는 응답은 77%로, 지난달 대비 7%p 증가했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23%에 그쳤다. 이는 메이커들의 공급가격 인상 속에서 유통업체들이 호가 인상을 시도했지만, 당초 목표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채산성 개선에 실패한 결과로 풀이된다.

7월 수익성 전망도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다. ‘더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69%,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23%로 나타났으며, ‘호전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은 8%에 불과했다. 특히, 6월 말부터 시중 유통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수익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거의 사라진 상태다.

“8월만큼 9월도 어렵다”…업황 둔화 지속 전망
다수의 열연 유통업체는 6월 업황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지난 3월 이후 업황 둔화 의견이 꾸준히 증가한 가운데 7월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6월 업황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85%에 달했으며, ‘보통 수준’이라는 응답은 15%에 불과했다. 판매 개선의 뚜렷한 조짐이 없는 가운데, 저가 중국산 열연 유입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수요처의 가격 압박은 더 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판매 축소, 가격 약세, 채산성 악화 등 부정적 흐름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단기 업황 전망도 어둡다. 7월 업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85%로 집계됐으며, ‘보통 수준’이라는 의견은 15%에 그쳤다.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적 의견은 없었다.

7월 말 중국 및 일본산 열연에 대한 반덤핑(AD) 예비판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은 여전히 신중한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향후 무역위원회가 잠정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이미 유통망에 적지 않게 쌓여 있는 저가 중국산 열연 재고로 인해 가격 인상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반적으로 7월 열연 유통시장은 수요 부진과 유통업체 간 판매 경쟁 심화에 더해, 최근 중국 무역업체들의 저가 열연 오퍼 공세까지 겹치며 어려움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7월 중 AD 예비판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에서는 가격 인상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은 분위기다. 무엇보다 AD 이슈 외에 뚜렷한 정책적 수요 확대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유통업계는 7월 시중 가격이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인식을 보이고 있다.

한편, 본지의 철강산업연구소에서는 2023년 3월부터 철강산업에 특화된 철강경기실사지수를 조사하여 발표하고 있다. 철강경기실사지수는 고금리, 경기침체 등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극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철강업계가 보다 안정적인 경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목적에서 개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