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中 철강 선물시장, 감산설에 모처럼 '반등'

- SHFE 열연·철근 3거래일 연속 상승…각각 2% 넘게 올라 - 당산 12일간 감산설 확산…소결로 30% 감산 추진 - 고로 풀가동 상태 아냐…실제 감산 효과 제한적일 수도

2025-07-04     김은주 기자

지난 한 달간 횡보세를 보이던 중국 철강 선물시장이 심상치 않다.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감산 이슈가 재부상하면서 선물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분위기다.

중국 양대 선물시장 중 하나인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에서 열연과 철근 가격이 7월 1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누적 상승 폭은 각각 2.3%, 2.4%에 달한다. 한동안 잠잠했던 시장에 모처럼 반등 흐름을 보였다.

중국 열연 선물가격 추이. 자료: Cngold

이번 반등의 배경으로는 당산(唐山, 탕산) 지역의 감산설이 지목된다. 해당 지역에서 7월 4일부터 15일까지 총 12일간 감산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시장에 확산된 것이다.

소결광과 펠릿을 생산하는 설비는 물론, 회전로와 고로까지 감산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소결로 설비를 기준으로 30% 감산이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철강매체 마이스틸에 따르면, 현재 당산 지역 내 절반가량의 철강사가 감산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으며, 나머지 업체들도 실제로 감산 조치가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당산은 중국 대표 철강 생산지로 조강 생산량이 전체의 약 10%(1.2억~1.3억 톤)를 차지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감산 배경으로 중국의 환경 규제가 거론된다. 오는 9월 3일 베이징 천안문(톈안먼) 광장에서 '항일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 시기에 맞춰 대기질 개선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 감산을 두고 현지 철강업계에서는 당산 지역 고로들이 아직 완전 가동에 이르지 않은 만큼, 실질적인 감산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비수기 국면에 접어든 데다 정부의 뚜렷한 부양책도 없어, 작은 호재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열린 중국 고위급 회의도 감산 기대감을 키웠다. 당국은 지난 1일 기업 간 저가·무질서 경쟁을 바로잡고, 품질 제고를 유도하며, 낙후된 생산능력의 질서 있는 퇴출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감산 정책이 보다 구체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