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철강신문 특약] 인도, 일본산 스크랩 수출지로 급부상

- 신다찌·HS 중심 수출 급증··· “벌크도 OK” 인식 전환 본격화

2025-07-03     곽단야 기자

일본산 철 스크랩이 인도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과거에는 수출 여건이 까다롭다고 평가받던 인도였지만, 최근 들어 수출 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며 유망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 무역 통계에 따르면, 인도향 철 스크랩 수출은 지난해 12월 5만 9,000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4월에도 5만 톤을 넘기는 등 수개월에 걸쳐 많은 양의 수출이 이어지고 있다. 이전까지는 월 수천 톤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변화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일본철강신문 기자가 참여한 ‘인도 철강산업 시찰단’의 현지 르포 취재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남인도 첸나이 소재 전기로 제강사 수리야데브(Suriyadev)의 스크랩 야드에는 일본에서 막 도착한 철 스크랩이 대량 보관돼 있었다. 대부분은 신다찌였으며, 일부는 HS급 중량 스크랩도 적재돼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10일 전 일본에서 선적된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이튿날 방문한 오디샤주의 진달 스테인리스(Jindal Stainless) 공장에서도 동일하게 일본산 신다찌 스크랩이 눈에 띄었다.

현지 담당자들은 “순도와 품질이 매우 우수하다. 향후에도 일본산 스크랩을 계속 구매하길 원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수출 품목도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해 전반기까지만 해도 인도향 일본산 스크랩은 스테인리스 중심이었고, 물량도 월 수천 톤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부터는 신다찌류에 해당하는 '절단·천공 스크랩(HS코드 7204.41.000)'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월 1만 5,000~2만 톤 규모로 확대됐다.

2023년 12월에는 기타 헤비스크랩(7204.49.100) 2만 2,000톤, 슈레디드 스크랩(7204.49.200)도 1만 6,000톤이 인도로 수출됐다. 기타 헤비 품목은 HS급 중량 스크랩과 유사한 물성으로 분류되며 수출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수출 확대의 배경에는 일본 상사와 선사(Shipper)의 협력이 있었다는 평가다. 인도 현지 유도로 제강사들은 “일본의 상사와 선사가 손잡고 인도 철강사들과 직거래 채널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본 측이 적극적으로 인도 내 신규 수요처를 개척하고 수출 경로를 확장한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인도는 일본에게 새로운 시장일지 몰라도 세계적으로는 이미 주요 스크랩 수입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인도의 철 스크랩 수입량은 1,176만 톤으로, 터키(2,000만 톤) 다음으로 많은 2위 규모다. 유럽을 중심으로 공급받는 터키와 달리, 인도는 아시아에서 유럽·미주 지역을 주요 공급처로 삼는 대표적 수입국이다.

한편, 일본 업계 내에 오랜 기간 뿌리내린 ‘인도 수출 = 컨테이너 필수’라는 고정관념도 최근 깨지고 있다.

인도 내 철강업체 대부분이 내륙에 위치해 있어 과거에는 컨테이너 선적이 사실상 유일한 운송 수단으로 여겨졌고 벌크 수송 시 항만 관리 미흡에 따른 도난 우려까지 제기됐었다.

하지만 이번 시찰에 참여한 인도 남부의 제강사들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지금은 벌크 선적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항만 보안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사실무근”이라는 반응이었다.

일본에서는 이미 2016년, 인도 수출을 겨냥한 컨테이너 실증 수출이 시도된 바 있다. 이후 2023년 6월, 일본 관동지역 스크랩 공급조합은 처음으로 인도에 벌크 선적을 통한 H2 1만 톤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한 발 더 나아갔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방글라데시가 최근 일본산 철 스크랩의 대표 수출국으로 자리잡은 반면, 인도는 오랫동안 ‘수출이 어려운 나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이번 르포에서 확인된 변화들은 이 같은 고정관념이 빠르게 깨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철강신문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