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한파에 쓰러지는 中 철강사들
- 22년 업력 화퉁강철, 끝내 파산·청산 돌입 - 이미 예고된 위기…경영이상 징후 수차례 노출 - 산둥성 대표 철강사 타이산강철도 파산 신청 - “산업 구조조정 본격화…상위권 중심 재편 가속화”
중국 철강사들이 무너지고 있다. 공급과잉과 수요 부진, 환경 규제 강화 등 삼중고를 견디지 못한 철강사들이 잇따라 파산하거나 회생 절차에 들어가고 있다.
6월 28일 중국 전국기업파산정리사건정보망에 따르면 허베이성 탕산시 펑난구 화퉁강철유한회사(이하 화퉁강철)가 파산·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화퉁강철은 2003년 10월 설립된 중소 철강사로 철강 압연 및 코크스 유통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해왔으며, 중국 대표 철강 지역인 탕산(당산)에서 한때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환경 규제 강화와 수요 부진 속에 경영난을 겪다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화퉁강철의 위기는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2021년과 2023년 화퉁강철은 '등기된 주소 또는 영업장소에서 연락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두 차례나 경영이상 기업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화퉁강철 같은 기업은 규모도 크지 않고 기술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환경 규제 강화와 수요 부진이라는 이중고에서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는 철강산업의 감산과 저탄소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에너지 소비가 많고 부가가치가 낮은 기업들이 구조조정의 1순위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둔화와 인프라 투자 축소가 맞물리면서 시황이 악화됐고, 자금줄이 막힌 중소형 철강사들이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밝고 있다.
허베이의 바오성강철은 최근 장기간 영업 중단과 심각한 채무 문제로 인해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이미 2014년 8월에 공장 부지가 철거됐으며, 직원 임금 체불 등 문제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같은 지역의 중강강철은 채무 불이행으로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총자산 25억 9,100만 위안, 총부채 32억 5,000만 위안으로 부채비율이 무려 549.54%에 달하며, 재무상태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러한 위기가 중소형 업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산둥성을 대표하는 타이산강철도 최근 파산 신청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타이산강철은 주로 스테인리스 및 고급 판재류를 생산하며, 14년 연속 '중국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릴 만큼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시황 악화로 자금난에 직면하면서 자발적으로 파산 심사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철강사들의 잇따른 파산은 중국 철강 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기술력과 자금력을 갖춘 상위 기업 중심으로 산업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