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D건 베트남, 광폭 열연에 골머리...한국은?

- 베트남, 폭 1,880mm 이하 中 열연에 잠정관세 부과 - 베트남으로 5월 한 달 간 18만 1,000톤 광폭 유입...전년 比 25배 급증 - 한국은 광폭 열연 AD 조사 대상...단, 국내 생산이 변수

2025-06-30     박현욱 선임기자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AD) 조치로 숨통이 트일 듯했던 베트남 고로업계가 다시 긴장하고 있다. AD 규제를 피한 중국산 ‘광폭 열연(폭 1,900mm~2,000mm)’ 수입이 급증하면서, 제도의 빈틈을 이용한 우회 수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중국·일본산 열연에 대한 AD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유사한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베트남, AD 피해간 中 광폭 열연...수입 폭증
베트남 산업통상부는 지난해 7월 중국과 인도산 열연강판에 대해 AD 조사를 개시하고, 올해 2월 21일부터 폭 1,880mm 이하의 중국산 열연에 19.38~27.83%의 잠정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베트남 내 열연 수입업체들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 AD 대상에서 제외된 폭 1,900mm 이상 제품으로 수입을 전환하는 추세다.

자료: 베트남세관 및 스틸오르비스 등 외신 참조.

베트남 세관에 따르면, 올해 5월 한 달간 중국산 광폭 열연(폭 1,900mm 이상)만 18만 1,000톤이 수입돼 전년 동월(6,831톤) 대비 약 25배 급증했다. 아울러 1~5월 중국산 광폭 열연(폭 1,900mm 이상) 수입량은 약 43만 톤으로, 전년보다 12배 이상 급증한 가운데 폭 2,000mm 제품이 전체의 86.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강종은 Q235B, Q355B, SAE 1006, SS400, A36 등으로, 함석, 강관, 구조물 등 범용 용도에 사용되고 있다. 평균 수입 단가는 톤당 534달러로, 전년 대비 약 6% 하락한 수준이다.

베트남 무역구제국(Tra)은 최근 “AD 조치의 허점을 악용한 우회 수입 정황이 의심된다”며, 세관에 광폭 열연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AD 조사 진행...'광폭 열연' 변수 주시
한국 역시 현재 중국·일본산 열연에 대한 AD 조사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해외 업체들은 조사 과정에서 폭 1,900mm 이상 제품에 대해 AD 적용 예외 판정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심은 ‘광폭 열연’이 AD 대상에 포함될지 여부다. 현재 AD 조사 범위에는 폭 1,900mm 이상 제품도 포함돼 있지만, 국내 고로업체들은 수율 문제 등으로 인해 폭 2,000mm 제품은 생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경우, 해당 제품이 예외 품목으로 간주돼 AD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비록 현재 국내 유통시장에서 광폭 열연 수요는 크지 않지만, 유통구조의 변화나 대체재 활용에 따라 향후 수입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고로업체 관계자는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AD 예외를 인정할 경우, 제도의 근본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며 “베트남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는 6월 초 중국 및 일본산 열연 반덤핑 예비조사 기간을 8월 4일까지로 연장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오는 7월 24일 탄소강 열연 예비판정 발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