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판재] 불안정한 호가 안착
- 열연·후판 인상 시도 불구, 기대치 미달 - 냉연도금재, 수요 실종에 호가 인상 접어 - 6월 판매진도율 대부분 5월에 못 미쳐
6월 마지막 주 판재류 유통시장은 전반적인 무기력 속에 한 달을 마무리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판매 물량을 줄이면서까지 가격 인상을 시도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열연 유통시장에서는 메이커 매입단가 인상에 따라 가격 반영을 거듭 시도하고 있으나, 수입재 가격 하락과 부진한 수요로 호가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후판 역시 유통 가격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냉연도금재 시장은 반등 기대감마저 사라졌고, 전방산업 침체 여파로 사실상 ‘거래 절벽’에 가까운 분위기다.
<열연/후판>
이번 주 열연 및 후판 유통시장은 다시 한번 가격 인상 반영을 시도했다.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매입 단가가 상승하면서 유통업체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메이커로부터 공급받는 가격이 인상돼, 판매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적자를 피할 수 없는 구조”라며 “시장의 수요 위축으로 쉽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가공센터 모두 가격 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메이커 측 매입 가격이 올라간 상황에서 적자 판매를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이번 주 국내 열연 및 후판 유통가격은 지난 주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열연 정품 기준 톤당 82만~83만 원, 수입대응재는 78만~79만 원, 중국산 열연은 톤당 71만~72만 원선으로, 6월 첫 주 호가 인상 이후 강종별로 2~3만 원 오른 뒤 정체된 모습이다. 특히, 국산과 수입산 간 가격 차가 벌어지고 있다.
후판 또한 기준 톤당 90만~93만 원, 수입대응재는 85만~86만 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중국산은 83만~84만 원 수준으로 형성됐다.
유통업계가 당초 목표로 했던 열연 정품 기준 톤당 85만 원, 수입대응재 톤당 83만 원, 후판 톤당 88만 원에는 여전히 못 미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지난 5월 말부터 시작된 중국 무역업체들의 마이단으로 인해 수입 오퍼가격이 떨어지면서, 국내 유통가격 인상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6월 내내 중국 2급 밀 열연 오퍼가격은 톤당 440달러대(CFR 기준) 수준서 제시된 가운데, 지난 24일에는 최저가 기준 톤당 439달러까지 나왔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메이커의 인상 기조에 따라 6월 초부터 상당수 유통업체가 판매 진도율을 포기하고 호가 인상에 나섰지만, 예상치 못한 수입재 변수로 상황이 어려워졌다”며 “수입재 가격 하락이 계속된다면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호가 인상 이후 유통업체별마다 목표 대비 판매진도율은 60~80%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5월 말 호가 인상 예고에 따른 가수요가 일부 영향을 줬지만, 전반적으로 시장이 현재 가격대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냉연도금재>
6월 넷째 주 냉연도금 판재류 유통 시장은 침체된 수요로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판매 진도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고, 재고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은 “5월은 물론, 4월에도 못 미친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의 어려움은 단순한 ‘기대심리 부족’이 아닌, 전방산업 전반의 침체로 인한 실수요 부재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 더 내려갈 것이라는 관망세보다는, 아예 구매 수요 자체가 증발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6월 중순까지만 해도 냉연강판(CR)의 유통 가격은 다소 반등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월말로 접어들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시장은 이제 가격 인상보다는 오히려 메이커 측의 가격 인하를 기대하는 눈치다. 일부 메이커들이 7월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 유통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달에도 판매 확대를 기대하진 않았지만, 이 정도로 수요가 없을 줄은 몰랐다”며, “그나마 거래가 이뤄졌던 열연용융아연도금강판(HGI)이나 용융아연도금강판(GI)조차 판매가 주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가격 역시 큰 변동 없이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 마지막 주 기준,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요 냉연도금 판재류 가격은 다음과 같다. 코일 기준 국산 냉연강판(CR)은 톤당 85만~86만 원, 산세강판(PO)은 톤당 84만~85만 원 수준이다. GI는 98만~100만 원, 전기아연도금강판(EGI)은 톤당 95만~96만 원, HGI는 톤당 95만 원이 적정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