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전쟁] 전쟁 이후 유가, 환율, 해상운임 변동 상황

전쟁은 일단락되었으나 향후 상황 변화 예의 주시 해야 원유가격, 안정화되고 있으나 전쟁 상황에 따라 다시 상승할 수도 환율, 하락 중이나 외화 유동성은 충분히 확보해야 해상운임 안정화 불구, 운송 상황 모니터링 필요

2025-06-26     유승록 S&S 철강산업연구소 소장

지난 6월 13일 새벽 이스라엘의 기습적인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이란 전쟁이 6월 23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합의 발표로 사실상 휴전에 들어갔다. 전쟁 초기만 하더라도 이란이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양국 간의 전쟁은 전면전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많았다. 한국 정부도 전쟁이 발발하자 바로 대책반을 구성해서 사태의 진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원유가격, 환율, 해상운송 등 한국 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변수들의 동향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양국간의 도발이 격화되자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무조건적 항복’을 촉구하였으나, 17일, 18에도 이스라엘이 이란 수도 테헤란을 포함한 주요 지역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하였고, 이란 내에는 피난 행렬이 줄을 이었다. 이란 정부도 결사항전의 의지를 밝히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나 22일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 3곳을 직접 타격한 이후 사태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변했다. 앞에서는 결사항전을 다지던 이란의 대응이 예상보다 강하지 않았고, 오히려 협상을 기대하는 의도를 가진 듯 크게 완화되었다. 뒤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향후 24간 이내에 이란과 휴전 협상에 돌입할 것이라고 선언한 이후 이스라엘-이란 전쟁은 끝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중동에서의 전쟁은 언제 다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항시 대기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아직까지 완전히 종료가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원유가격, 안정화되고 있으나 전쟁 상황에 따라 다시 상승할 수도 있어

중동에서 일어나는 전쟁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모든 국가들이 여기에 신경을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장 원유의 최대 생산지인 중동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원유가격 급등은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게 된다면 사태는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및 LNG 수송의 20%가 지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원유와 LNG의 70% 이상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서 수입하고 있다. 만약 봉쇄가 된다면 한국은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국가가 될 것이다. 관련하여 JP모건,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유가는 130달러까지 급등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정부에서 이스라엘-이란 전쟁이 발발하자마자 신속하게 대책반을 구성하여 상황을 예의주시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중동전쟁이 있었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적은 아직까지 없다. 이란의 엄포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극단적인 일은 없었다.

아래 그림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6월13일부터 23일까지 WTI(서부텍사스유) 원유가격 변동을 보여주고 있다. 13일 전쟁이 발발하자 원유가격은 배럴당 72.98달러로 하루만에 4.94달러, 7.3% 급등했다. 전쟁으로 원유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이다. 전쟁이후 원유가격은 계속 70달러 이상을 유지했고, 20일에는 73.48달러로 전쟁 이후 최고를 기록하였다. 그러나 22일 미국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이 있은 후인 23일에는 20일에 비해 5.33달러, 7.2% 급락했다. 미국의 핵시설 공격에 대한 이란의 반격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고 오히려 휴전을 바라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시장은 반응한 것이다. 실제로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이 전면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만약 휴전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유가는 다시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란 전쟁이후 WTI 유가 추이(US $/배럴)

자료: naver

그러나 아직까지 방심은 금물이다. 만약 양국이 휴전 약속을 어기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전쟁은 장기전이 될 것이고 이는 유가를 다시 상승세로 전환시킬 것이다. 전쟁의 양상이 어떻게 전개될 지 계속 감시해야 하는 이유이다.

환율, 하락 중이나 외화 유동성은 충분히 확보해야

중동 전쟁은 유가 이외에도 자산에 대한 선호도 변화를 가져온다. 전쟁이 일어나면 대체로 투자자들은 금이나 달러 같은 안전자산으로 자기의 자금을 이동시킨다. 즉,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간다. 금이나 달러의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다. 관련하여 이스라엘-이란 전쟁 이후 이들 안전자산의 가격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살펴보자.

국제 금 값은 6월 12일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온스당 3,358 달러였다. 6월 13일 전쟁이 발발하자 하루 만에 68달러 2.0% 상승했다. 전쟁 이틀째인 14일에도 오름세가 계속되어 3,434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국제 금값은 안정을 되찾기 시작하면서 하락하여 23일에는 3,363달러로 전쟁 이전과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하락했다.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나면서 실물자산인 금으로의 자금이동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주요한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국제 금값 추이(USD/T.oz)

또 다른 대표적 안전자산이 달러화의 변동을 살펴보자. 아래 그림은 원/달러 환율의 변동을 나타내고 있다. 사실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금년 4월 이후부터 하락 추세를 보여 전쟁이 일어나기 전날인 6월 12일에는 달러당 1356.4원까지 하락하였다. 그러던 것이 전쟁이 발발하자 상승세로 전환되어 6월 17일부터는 1,370원 대의 고수준을 23일까지 유지하였다. 전쟁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단기 유동성이 달러로 크게 이전되었다는 것으로 의미한다. 만약 이대로 전쟁이 종식된다면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전쟁 이전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다.  

원/달러 환율 변동

그러나 아직까지 종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고 전쟁이 언제 재발할 지 모를 일이다. 전쟁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안정적인 외화자금을 확보해 놓을 필요가 있다.

해상운임 안정화 불구, 운송 상황 지속 모니터링 해야

역사적으로 중동 전쟁은 해상운임도 상승시킨다.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핵심 항로인 홍해가 막히는 경우가 많았고, 또한 전쟁 보험료가 인상되기 때문이다. 작년 1월 예맨의 후티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하면서 홍해를 통한 해상운송이 크게 타격을 받았다. 많은 선박들이 희망봉을 돌아서 유럽으로 가는 항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물류비용이 크게 상승하였다.

이번의 이스라엘-이란 전쟁은 핵심항로인 홍해가 아니라 페르시아만을 사이에 두고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홍해는 직접적인 타격은 입지 않았다. 그럼에도 해상운임은 6월 11일 1,738에서 6월 12일에는 1,904로 하루만에 166p, 9.6% 상승했다. 이후에도 상승세를 계속하다가 6월18일 이후부터 하락하기 시작하여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발표한 6월 23일에는 1,674로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건화물운임지수(BDI) 추이

이스라엘-이란 전쟁이 휴전으로 일시 중단되고 있으나, 언제 또 후티반군 등의 반격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유럽으로 가는 항로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13일간의 이스라엘-이란 전쟁이 거의 일단락되고 있다. 발생 초기에는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단기간에 전쟁이 종식될 기미를 보이면서 모든 지표가 안정화되고 있다. 그러나 언제 다시 발발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불안한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은 진행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경영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마련해 놓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