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발 공급 차질, 글로벌 빌릿 시장 반등 기류
- 튀르키예는 저가 수입 선호 지속···CIS·중국산 중심 거래 활발 - 이란 수출 중단 여파 중동 공급 불안···러시아는 이집트 쪽으로 무게 이동
글로벌 빌릿 시장이 지역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CIS(흑해 연안국)는 루블 강세를 반영해 수출가를 인상하고 있으며, 아시아와 중동에서는 중국산과 러시아산 중심의 실수요성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튀르키예는 여전히 저가 수입에 초점을 맞추며 제한된 수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무력 충돌이 격화돼 이란산 빌릿 수출이 사실상 중단된 것도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동 수요 회복과 맞물려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 차질 우려가 제기되며 글로벌 시세에 반등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튀르키예, 내수보다 수입 선호…CIS·중국산 저가 거래 지속
튀르키예 빌릿 시장은 전반적인 구매 심리 위축 속에서도 일부 수입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카르데미르(Kardemir)를 비롯한 현지 제조사들은 톤당 495~500달러(EXW기준) 수준에서 내수 판매를 시도했지만, 시장 반응은 조용한 모습이다.
반면 수입 시장에서는 CIS산 빌릿이 460~465달러(CFR) 수준에서 거래됐고, 일부는 455달러선의 저가 매매도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산 빌릿도 452달러(CFR)에 약 5만 톤 규모가 마르마라 지역으로 공급될 예정이라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내수보다는 저가 수입재가 선호되는, 가격 중심 거래 성향이 두드러지 상황이다.
아시아, 실수요 중심 흐름… 중동향 공급 증가
아시아 시장에서는 실수요 중심의 제한적인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중국산 3sp 등급 빌릿이 톤당 430~435달러(CFR)에 약 3만 톤 규모로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만에서는 러시아산 2만 톤이 438달러(DAP) 조건으로 계약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중동 지역으로의 공급 증가다. 이집트에서는 중국산으로 추정되는 6만 톤 규모 거래가 성사됐고,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약 5만 톤의 아시아산 빌릿이 최근 계약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최근 이란의 빌릿 수출이 무력 충돌 여파로 사실상 중단되면서 중동권에서는 대체 공급선 확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출 주력 업체인 후제스탄제철(Khouzestan Steel)의 수출 협상도 대부분 연기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역 내 수급 불안이 형성되고 있다.
CIS, 루블 강세에 수출가 인상…“이집트 중심 거래 재편”
CIS 지역에서는 루블 환율 강세(달러당 78.45루블 전후)로 인해 수출 채산성이 악화되며, 수출가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산 빌릿은 흑해 FOB 기준 톤당 445~455달러 수준에서 제시되고 있고 이는 전주 대비 10달러 안팎 상승한 수치다.
업계에 따르면, 이집트향으로 약 1만 2,000~1만 4,000톤 규모 거래가 톤당 448달러에 체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CIS 공급업체들은 튀르키예보다는 이집트나 인접국 거래를 선호하는 기류로 “환율 부담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확보되는 지역 위주로 전략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빌릿 가격 반등이 이어질 경우, 일정 시차를 두고 스크랩 수출 등 수요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제강사 감산 기조와 내수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실제 반영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