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빌릿 수출 사실상 중단, 전쟁 여파에 공급·생산 모두 '빨간불'
- 반제품 수출 전면 중단···현지 철강업계 “지금은 거래보다 생존이 우선” - 전력난·물류 차질에 생산도 흔들···FOB 기준 빌릿 시세 7달러 하락
이란 철강업계가 이스라엘과의 무력 충돌 격화로 수출 시장에서 사실상 멈춰섰다. 현지에서는 전쟁 상황이 고조되면서 수출뿐 아니라 내수 거래, 생산 활동 전반이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이란에서는 빌릿과 슬래브 등 반제품 수출 거래가 전면 중단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금 상황에서 비즈니스를 논의할 분위기가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 피난처를 찾는 중”이라고 전했다.
수출 주력 업체 중 하나인 후제스탄 제철(Khouzestan Steel Company)이 일부 7월 말 선적 조건으로 톤당 FOB 420~425달러 수준의 가격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부분의 바이어들은 거래를 보류하고 관망세로 돌아섰다.
운송비는 이미 상승한 데다 향후 물류 차질이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 관계자는 “향후 상황을 전혀 예측할 수 없고, 물류와 운송 불안은 앞으로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쟁 여파는 수출뿐 아니라 이란 내 철강 생산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 부족으로 직접환원철(DRI) 판매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라며 “원료 수급에 대한 리스크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에도 여름철 전력난에 따른 생산 차질이 빈번했지만, 이번에는 전쟁이라는 외부 변수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한 트레이더는 “현재 이란의 물류·금융 시스템 문제로 인해 펠렛이나 DRI 등 원료를 현지에서 조달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다수 제철소가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수요 부진과 전방위적인 지정학 리스크가 겹치면서, 이란산 빌릿의 수출 시세도 하락했다. 시장조사기관 메탈엑스퍼트(Metal Expert)는 지난 18일 기준, 이란산 수출 빌릿 가격 평가치를 전주 대비 톤당 7달러 내린 418달러(FOB 기준)로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