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美 US스틸 인수 6월 18일 최종 마무리

- 주당 55달러에 US스틸 전량 인수…총 141억 달러 규모 - 설비 투자에 110억 달러 투입...설비 보수·고부가 제품확대 - NSA 체결에 따라 ‘황금주’ 부여...미국 내 ‘전략 자산’ 유지 - NSNA 본사 피츠버그 이전…현지화·시너지 전략 본격화 예상

2025-06-19     이명화·박현욱 기자

일본제철(Nippon Steel)의 미국 US스틸 인수가 오는 18일(현지시간) 최종 마무리됐다. 2023년 12월 인수 발표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의 결실이다.

일본철강신문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미국 내 자회사인 Nippon Steel North America(NSNA)를 통해 US스틸의 주식 전량을 주당 55달러, 총 141억 달러(약 2조 1,000억 엔)에 인수하며, US스틸은 향후 NSNA 산하의 100% 비상장 자회사로 재편된다. US스틸은 18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됐다. US스틸은 일본제철 뉴욕주 등록 법인 산하로 편입됐으며, 사명도 그대로 유지된다.

이번 인수는 일본 기업의 사상 최대 철강사 해외 M&A로, 미국 정부의 철저한 반독점 심사와 국가안보협정(NSA) 체결 등 고강도 규제 절차를 거쳤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트럼프 승인 이후 '3일 만에'..28년까지 110억 달러 추가 투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는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승인을 기점으로 급물살을 탔다.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 등 관련 규제기관의 심사를 모두 통과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오후 7시(현지시간), 일본제철과 US스틸 간의 국가안보협정(NSA) 체결을 승인했다. 영업일 기준 3일 후인 18일, 이번 계약은 공식 발효된다.

일본제철은 US스틸 인수 이후 2028년까지 약 110억 달러를 미국 내 설비 투자에 투입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미네소타 철광석 펠릿 프로젝트 ▲직접환원철(DRI) 설비 구축 ▲Gary Works 제14고로 개수 ▲Mon Valley Works 열간 압연 설비 개선 ▲Creaton 코크스 오븐 개보수 등이 포함된다. 또한 자동차용 강판과 방향성 전기강판(GO)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확대도 병행된다.

‘황금 주’ 조건…미국 정부, 전략 사안에 거부권 행사
NSA에 따라 US스틸에는 ‘황금 주(Golden Share)’이 발행되며, 이는 미국 정부가 전략적 사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거부권 행사 대상은 ▲US스틸 본사 이전 ▲사명 변경 ▲약속된 140억 달러 투자 축소·지연·포기 ▲생산·고용의 해외 이전 ▲사전 예고 없는 공장 폐쇄 ▲미국 외 지역에서의 인수 등이다.

미국 정부는 이를 통해 US스틸이 미국 내 ‘전략 자산’으로서의 기능을 유지하도록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래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자신의 SNS에서 “이번 거래는 미국 철강산업 보호와 Nippon Steel의 경영 자율성을 동시에 보장한 ‘거래의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피츠버그 중심의 조직 재편…현지화 전략 본격화
인수 마무리와 동시에 일본제철은 미국 내 조직 재편에 돌입한다. NSNA 본사는 현재 휴스턴에서 US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로 이전되며, 일본 본사 임원도 US스틸에 파견된다. 이미 일본제철은 US스틸 인수 전담 부서인 ‘US스틸 프로젝트’를 2023년 4월에 출범시켜, 인수 후 시뮬레이션 및 전략 수립을 선제적으로 진행해 왔다.

일본철강신문에 따르면, 향후 현지 제철소에 기술 인력을 파견해 설비 현대화와 시너지 창출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아울러 일본의 철강무역회사도 이번 인수로 일본제철과 시너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스미토모상사와 ITOCHU 마루베니 스틸 등 일본 철강무역회사도 US스틸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피츠버그 지사 설립을 검토 중이다. 두 회사는 북미 OCTG(유전용 강관) 시장에서 각각 1위, 2위를 점유하고 있으며, US스틸의 강관사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높다. 현재 스미토모와 마루베니는 미국 내 8개 거점을 운영 중이며, 피츠버그 지사는 공급망 확장과 고객 대응 중심지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Metal One은 NS Sales 및 Coil Plus를 통해 US스틸 제품을 취급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제철과의 연계를 강화할 전망이다.

대규모 투자와 NSA 체결로 ‘미일 협력 모델’ 부상
일본 철강업계는 이번 인수를 단순한 해외 진출이 아닌, 미일 철강산업의 구조적 협력 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일본제철의 기술력과 자본이 미국 내 고급 철강 인프라로 이전되며, 설비 현대화와 고부가 제품 확대를 통한 미 철강산업 재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동시에 황금 주식과 NSA 체결을 통한 미국 정부의 견제장치도 마련되어, 양국 간 새로운 통제-협력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일본제철뿐만 아니라 일본 철강산업 전체의 미국 시장 내 영향력 확대를 상징하는 사건”이라며 “피츠버그를 거점으로 한 공급망, 유통망, 제품 전략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