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도 전기로 감산 지속···철 스크랩 원가 부담 여전

- 조강 생산 감소 지속, 전기로 낙폭 뚜렷 - 철근 약세·철 스크랩 부담 속 가동률 하락 지속

2025-06-17     곽단야 기자

지난 4월 국내 조강 생산이 전년 대비 3.4% 줄며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로와 전기로 모두 생산량이 줄었지만, 특히 전기로 부문의 감소폭이 뚜렷했다. 전기로 생산이 위축되면서 전체 조강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7%대까지 떨어졌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5년 4월 국내 조강 생산량은 총 491만 9,234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 전월 대비 7.5% 감소했다. 이 중 전로강 생산은 353만 4,496톤으로 전년 대비 0.4%, 전월 대비 8.6% 줄었으며, 전기로강은 138만 4,738톤으로 전년 대비 10.2%, 전월 대비 4.8% 감소해 낙폭이 더 컸다.

연초부터의 누계 기준으로도 전기로 부문의 위축이 두드러졌다. 1~4월 누계 조강 생산량은 2,046만 8,993톤으로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

이 가운데 전기로강은 11.9% 줄어든 553만 4,257톤에 그쳤고, 전체 조강 생산에서의 전기로 비중은 27.1%로 하락했다. 이는 2010년(42.1%)에 비해 15%포인트 이상 낮아진 수치이자,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기로 생산 위축의 핵심 배경은 수요 둔화와 이에 따른 원가 구조 부담이다. 국내 건설경기 부진으로 철근 등 제품 수요가 위축되면서 가격도 약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철 스크랩 가격은 상대적으로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4월 당시 철근 유통가격은 월평균 73만 원 내외, 철 스크랩 중량A 제강사 매입가격은 40만 원 수준으로, 약 30만 원대의 스프레드가 존재했다. 수치상으로는 제강사별로 수익성이 확보될 수 있는 구간이지만, 수요 위축과 가격 하락 압력에 대한 우려 속에서 제강사들이 선제적으로 감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스프레드 자체는 유지됐지만 판매가 저조했고, 수익성 불확실성과 심리적 부담이 가동률 저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4월 철근 판매량은 약 59만 톤으로, 전년 동월(67만 톤) 대비 11% 가량 감소했다.

한편 철 스크랩 유통업계는 관계자는 “국내 철 스크랩 가격은 국제 시세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건설 경기 위축으로 발생량도 줄어 공급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전했다. 공급 측에서도 한계가 있는 만큼, 가격 부담은 단순히 공급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기로 확대는 글로벌 철강 산업의 탈탄소 전략 핵심으로 꼽히고 있지만, 국내 현실은 반대 흐름에 놓여 있다. 세계철강협회(WSA)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조강 생산 중 전기로 방식 비중은 2024년 기준 71.8%에 달하며, 유럽연합(EU)도 최근 44% 수준까지 높아졌다. 

특히 이탈리아는 전기로 비중이 80% 후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은 올해 들어 27.1%까지 하락하며, 전 세계적 흐름과 괴리를 보이고 있다.